▲자영업 창업, 달아오를 것이냐 식을 것이냐2018년에 프랜차이즈 식당 2만3천여개가 창업했고, 1만4천여개가 폐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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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후배는 지난 초여름 식당을 열었다. 개업 초기에 가본 식당은 빈자리 없이 활기가 넘쳤다. 식당 사장이 된 후배도 흥분된 듯 얼굴이 상기가 됐다.
하지만 얼마 전에 들른 후배 식당은 분위기가 싹 달라져 있었다. 목요일 저녁, 한창 술손님이 많을 시간인데도 빈자리가 많았다. 홀에는 후배 부인 혼자 있었고 주방에선 후배가 조리하고 있었다. 주방장은 물론 다른 직원도 보이질 않았다.
"개업 초 몇 주간 손님이 반짝하더니 점점 줄어드네요."
매출이 줄어드니 직원부터 줄일 수밖에 없었다고. 몇 달 동안 휴일도 없이 일한 후배 부부는 표정이 없어 보였다. 후배는 약 20년을 크고 작은 회사에서 마케팅 담당자로 일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회사에서 눈치가 보였다고 한다. 다른 회사로 옮기려고 알아보았지만 자리도 없었고. 식당은 그가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선택지였다.
이왕 자영업을 할 거라면
"음식이 맛있고 서비스만 잘 하면 되는 줄 아는데 식당 운영이 그리 만만하지는 않아요. 외식업 전체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주변 경쟁자들 흐름을 들여다볼 줄 알아야 하죠."
중견 프랜차이즈 회사 임원인 A(남, 49세)의 말이다. 그는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잔뼈가 굵었다. 유명 보쌈 프랜차이즈 회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도시락 체인, 분식업 체인을 거쳐 지금은 회전 초밥 프랜차이즈 회사에서 일한다. 20년 경력의 프랜차이즈 전문가답게 대학에서 강의도 한다.
"다들 자신감으로 시작해요. 전국에 80만 개가 넘는 식당이 있는데 그들 모두가 성공하는 건 아니잖아요. 입지와 메뉴는 물론 그 규모에 걸맞게 경영과 마케팅도 뒷받침돼야 하죠. 프랜차이즈 본사는 개인 자영업자가 갖지 못하는 그런 시스템을 제공합니다."
A는 주변에서 무모하게 식당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고 했다. 특히 다른 선택지가 없을 때 마지막 방편으로 식당을 선택하는 경우가 가장 위험하다고. 이런 경우는 자금에도 한계가 있어서 영세하게 (식당이 들어서면 안 되는 곳에서) 시작하거나 이곳저곳에서 (나중에 감당하지도 못할 정도로) 돈을 빌리게 된다고 한다.
"식당 운영은 흐름이에요. 한 달을 예로 들어 보죠. 첫 주 매출로는 임대료를, 둘째 주에는 인건비를, 셋째 주에는 재료비를 벌어야 하죠. 그렇게 감당해야 마지막 주 매출이 식당 사장님들이 가져가는 수입이 되는 거예요. 그런데 여기저기서 끌어들인 돈까지 갚아야 한다면요? 나중에는 임대료 내려고, 인건비 주려고, 그리고 세금과 이자 내려고 장사하는 모양이 되는 거죠."
준비도 없이 깊게 알아보지도 않고 시작하면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생기고 변수는 악순환으로 다달이 쌓여간다는 말이었다. 그래서 A는 식당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프랜차이즈부터 경험해보라 권한다고 했다. 자기 가게를 직접 여는 것보다 초기비용이 많이 들기는 하지만 다양한 변수와 위험을 피해갈 수 있는 비용으로 생각하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