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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30년 철권 독재' 프랑코 유해, 국립묘지서 쫓겨났다

국립묘지서 유해 파내 일반묘지로 이장... 과거사 청산 일환

등록 2019.10.25 11:14수정 2019.10.25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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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 독재자 프란시스코 프랑코의 묘 이장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스페인 독재자 프란시스코 프랑코의 묘 이장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BBC
스페인을 30년 넘게 철권통치했던 독재자 프란시스코 프랑코(1892∼1975)의 묘가 국립묘지에서 나왔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각) 스페인 정부는 수도 마드리드 외곽의 국립묘지 '전몰자의 계곡'에 있던 프랑코의 유해를 파냈다. 

이날 프랑코의 유해는 자녀와 손주 등 유족 20여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헬기를 통해 운구해 부인 카르멘 폴로가 안장된 마드리드 시내 밍고루비오 공동묘지로 이장됐다.

과거사 청산의 일환으로 프랑코 묘 이장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던 사회당 정권의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존엄, 기억, 정의, 속죄의 위대한 승리"라며 "화해의 한 단계가 이뤄졌다"라고 밝혔다.

군인이었던 프랑코는 스페인 내전에서 독일 나치당, 이탈리아 파시스트당의 지원을 받아 승리하며 1939년 독재국가를 수립해 30년 넘게 스페인을 지배했고, 사망 후 국립묘지에 안장됐다.

그러나 독재국가를 세우는 과정에서 수많은 목숨을 잃게 한 프랑코의 유해를 희생자들과 함께 국립묘지에 두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논란이 수십 년째 이어졌고, 산체스 정권과 스페인 대법원이 이장을 결정하며 마침내 종지부를 찍었다.

스페인 내전에서 삼촌을 잃은 한 시민은 "프랑코 때문에 죽은 사람들이 프랑코와 함께 묻혔다는 것은 터무니없다"라며 "많은 사람이 여전히 그를 스페인의 구세주처럼 칭송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반면 프랑코 정권 시절 경제호황에 향수를 가진 일부 우파 시민들은 "산체스 총리가 다음 달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목적으로 프랑코의 묘를 이장했다"라고 지적했다.

스페인 일간 <엘 문도>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프랑코의 묘 이장을 찬성한다는 응답이 43%, 반대한다는 응답이 32.5%로 나와 팽팽한 대립을 보여줬다. 
#프란시스코 프랑코 #스페인 #페드로 산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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