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닥에 놓여진 생리대
여성환경연대
생리대와 월경, 그동안 사회적 문제를 논의하는 공론장에서 듣기 어려운 말이었다. 일상에서조차 월경은 '그날' '마법'이라는 말로 대체되어 왔고 생리대는 검은 봉지에 담겨 화장실 칸 안에서만 빛을 볼 수 있었다. 월경을 터부시하는 사회문화로 인해 월경은 숨겨야 할, 스스로 해결해야 할 '개인적 문제'로 여겨졌다.
'깔창 생리대'가 이 사회에 던진 메세지
2016년 생리대를 구매할 돈이 없는 청소년들이 운동화 깔창을 생리대 대신 사용한다는 소식은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월경을 부끄럽고 사소한 것으로 여기며 쉬쉬하는 동안 생활필수품인 월경용품을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깔창 생리대' 사건은 생리대 등의 월경용품이 선택 가능한 것이 아닌 월경하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생필품이라는 합의도, 월경하는 사람이 필요한 것을 지원받는 것은 기본적인 권리라는 사회적인 인식도 없었기에 발생한 사건이었다.
월경은 자신이 월경을 할지 말지 또 언제 어떻게 할지 개인이 선택할 수 없는 영역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그렇기에 월경은 각자의 학습·노동·주거 환경과 맞닿아있는 문제이자 세대, 지역, 계급 등 다양한 정체성과 연관된 일이다. 특히 소득이 없거나 양육자에게 의존하고 있는 청소년에게 월경문제는 학습권, 건강권, 경제권 등과 연결된 기본권의 문제일 수밖에 없다.
청소년에게 시혜가 아닌 권리를 보장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