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먼저'라 하면 쉽고 알아보기 좋을 텐데, 어른들인 이렇게 영어를 내세워 말을 망가뜨리는 일, 언어파괴를 일삼는다.
최종규
한국말은 "가장 좋은"이나 "가장 아끼는"이나 "가장 사랑하는"입니다. 때로는 "가장 즐기는"이나 "가장 신나는"이라 해도 될 테지요. '가장'은 '으뜸'하고 맞물리기에 "최애 아이템"이라면 '으뜸것'으로 담아내어도 되어요. '사랑것'이라 해도 될 테고요.
곰곰이 생각해 봐요. '언어파괴'를 일삼는 쪽이라면 어린이나 푸름이도 아니요, 예전 피시통신도 아니며, 요즈음 인터넷이나 에스엔에스도 아니지 싶습니다. 우리가 알뜰히 아름다이 즐거이 사랑스레 참하게 멋스러이 재미나게 신바람을 내면서 쓸 한국말을 알맞게 가다듬거나 갈고닦거나 세우지 못한 '어른'이야말로 한국말을 무너뜨리거나 흔들거나 허문다고 해야 올바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지난날 삐삐나 피시통신이나 오늘날 인터넷이나 에스엔에스는 이음길이에요. 사람하고 사람을 잇는 길인 이 자리를 바탕으로 온나라 사람이 한꺼번에 쉽게 만날 수 있으니 새로운 말을 아주 빠르게 나누거나 퍼뜨릴 수 있어요. 새말도 쉽게 나누거나 퍼뜨릴 수 있고, 얄궂게 퍼진 말씨도 다시금 돌아보도록 서로 바로바로 알려주면서 가다듬을 수 있습니다. '어른'들 생각처럼 걱정거리만 있지 않아요.
인터넷 홈페이지 → 누리집
인터넷 블로그 → 누리글집
에스엔에스(SNS) → 누리길, 누리마당, 누리판
사전에 '에스엔에스'는 안 나옵니다. 영어사전은 'SNS'를 "Social Network Service"로 풀이합니다. 한국은 이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나 '사회적 관계망'으로 풀이하기도 하지만, 그리 어울려 보이지 않아요.
'인터넷 홈페이지'를 '누리집'으로 풀어내면 좋다고 합니다. '네티즌'은 '누리꾼'으로 풀어내어 쓰기도 하는데, 저는 '누리님'으로 손질해서 쓰곤 해요. '누리'라는 낱말을 헤아리면 '에스엔에스'를 '누리길'이나 '누리판'으로 담아낼 수 있어요. 말 그대로 사람들 사이에 쫙쫙 퍼지는 길이나 마당이나 판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