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청각의 종손인 이항증 선생임청각의 종손인 이항증 선생이 선열들의 독립운동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윤옥
부창부수(夫唱婦隨)라는 말이 있다. 특히 독립운동에 뛰어들었던 남편과 아내의 마음은 이심전심 그 이상의 것이었을 것이다. 99칸 대저택인 임청각을 등지고 망명길로 떠났던 이상룡, 김우락 부부의 삶을 되돌아보기 위해 지난 18일(금) 안동 임청각을 찾았다. 함께한 이들은 '독립포럼(대표 최용규)' 회원들이었다.
1박 2일 동안 종손 이항증 선생의 안내로 유서깊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독립포럼' 회원들의 임청각 순례는 근처에 있는 도산서원과 경상북도독립기념관, 이육사문학관 등 안동과 경상북도에서 활약한 독립운동가들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민족의 정기가 살아있는 대한민국 구국운동의 성지로 알려진 임청각은 이상룡(1962. 독립장), 김우락(2019. 애족장) 부부를 포함하여 이상동(애족장), 이봉희(독립장), 이준형(애국장), 이형국(애족장), 이운형(애족장), 이광민(독립장), 이병화(독립장), 허은(애족장) 등 16명의 독립운동가를 배출했다. 가히 넘볼 수 없는 명문독립운동가 집안이다.
이상룡, 김우락 지사 가족이 떠나고 난 뒤 임청각은 세인들의 기억에서 오랫동안 사라졌었다. 낡고 쇠락해가는 임청각을 지키기 위해 종손인 이항증 선생(78)은 혼자 외롭게 수십 년을 뛰었다. 다행히도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은 제72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독립운동의 산실이자 대한민국 노를레스 오블리주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임청각을 새롭게 인식시켰다.
임청각의 주인인 종손 이항증 선생은, "남들은 대단한 독립운동가 집안이라고 하지만 정작 나는 고아원에서 자랐다. 해방 후 친일파를 제대로 청산했다면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고아원을 전전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뒤늦게나마 임청각에 대한 대통령과 국민적 관심에 감사할 따름이다. 내가 살아있는 동안 일제에 의해 철저히 망가지고 훼손된 독립운동가의 본거지인 임청각이 다시 제 모습을 찾게 되었으면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