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벧엘의 집(대표 원용철 목사)’이 주최한 ‘빈곤 없는 사회 기본소득을 향한 첫걸음’ 세미나가 18일 오후에 열렸다.
벧엘의 집
첫 발제자로 나선 금민 기본소득 한국 네트워크 이사는 '공통부와 기본소득'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기본소득은 부자들이 가난한 자들에게 주는 시혜가 아님을 강조했다.
금이사는 기본소득은 공통부의 무조건적, 보편적, 개별적 배당으로, 공통부의 분배정의를 실현하는 길이라고 했다. 공통부란 토지, 천연자원, 생태환경은 인류 모두의 것으로 공동 소유권이 있다는 주장이다. 그를 활용하고, 개발한 사람의 노력을 인정해야 하지만 지금은 그 수익 전부를 소수가 독점하기 때문에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모두의 몫은 모두에게, 개별의 몫은 개별에게' 지급되는 것이 정의라고 주장했다. 오늘날 공통부는 '인공적 공통부'도 있는데 이는 지식과 데이터 등으로 인한 수익을 뜻한다. 기본소득의 재원은 바로 이러한 공통부를 통해 마련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기본소득이 오히려 기술혁신을 촉진할 수 있으며, 사회적 생태적 전환을 통해 마침내 인간의 보편적 해방을 앞당길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두 번째 발제에 나선 군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서정희 교수는 '기본소득과 사회보장'이라는 발표를 통해 완전고용과 표준 고용을 전제로 한 복지제도는 비정규직과 플랫폼 노동자 등의 양산으로 복지 사각지대가 늘어나고 있으며, 심지어 4차 산업혁명 시대 일자리가 사라지는 상황에서는 더 이상 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음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존 사회보장제도의 대안으로 떠오른 '기본소득'으로 어떻게 이행되어 가야 하는지 그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서 교수는 '기본소득'으로 전환이 기존 사회보장제도의 폐지 또는 축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아동수당 등 일부는 폐지되지만, 의료와 접근권, 이동권 등이 완전하게 보장되는 수준으로 장애인 서비스가 확대되는 시점까지는 장애수당이 지속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토론자로 나선 정의당 정의정책연구소 고광용 위원은 걷기, 자전거 타기 등 통해 자동차 사용 감소 및 탄소배출량 감축 활동 참여 시 참여 수준에 따라 포인트를 지급하는 참여소득과 이산화탄소 배출 오염원 부과 혹은 에너지 환경세 부가세 방식 부과하는 지방세 탄소세 등 녹색 기본소득을 제기했다.
기본소득당 대전 창당준비위 이경자 위원장은 현대 사회가 오로지 '노동'할 수 있는 인간과 '노동'할 수 없는 인간만 있을 뿐 인간의 존엄이 사라진 현실을 지적하며, 기본소득이 '인간 존엄'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 주장했다.
플랫폼 기업에게 어떻게 과세할 것인가? 우리 사회에 내재한 '일하지 않는 자여, 먹지도 말라'는 인식의 벽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기본소득이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이를 추진할 강력한 정치세력이 필요하고, 그런 의미에서 기본소득당 출범이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기본소득 대전네트워크 김철호 운영위원은 기존의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생계비와 의료급여 지원은 삶이 나락에 떨어졌을 경우에만 사랑의 손길을 뻗는다는 악마적 미소가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기본소득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호해 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기본소득 재원 마련을 위해 초국적 플랫폼 자본의 탈세에 대한 방법을 전 지구적으로 어떻게 강제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번 토론을 준비한 벧엘의 집 모성진 팀장은 세미나가 끝난 후 "절실하게 기본소득은 도입돼야 한다. 빈곤문제 해결의 답은 기본소득뿐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자리였다"라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