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청년들이 이색설문에 참여하고 있다
ⓒ청년전략스페이스 기획단
386 세대가 만든 불평등
마지막으로 저자는 산업화 세대와 386 세대가 누린 한국형 위계구조 속에서 청년과 여성은 그 피해자로 상정한다. 현재 한국사회의 노동조건은 대기업-중소기업, 정규직-비정규직, 유노조-무노조로 나뉘어 있다. 최초 진입을 어디로 했느냐에 따라 추후 근로여건이 크게 변하지 않으며 위와 같은 노동 조건은 높은 확률로 세습되며 경제적 불평등을 넘어 사회적 안정에까지 영향을 준다. 그러나 출발선 자체가 386 세대에 비해 악조건으로 시작하고 성장속도도 늦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이 책의 질문은 한계에 다다른 한국형 위계 구조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였다. 이제 성장의 원동력이 아니라 불평등의 원천이 된 한국형 위계구조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저자는 이에 대해 사회적 자유주의(social liberalism)을 제시한다. 사회적 자유주의는 칼 폴라니가 제시한 개념으로, 자유경쟁은 인정하지만 경쟁이 약육강식의 범주로 넘어가면 국가 개입을 인정하는 체제이다.
구체적으로 저자는 386 세대의 대승적 양보를 요구한다. 임금피크제, 직무에 따른 임금, 연금제도 수정과 같은 정책을 받아들임으로써 신규 고용창출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저자는 청년세대를 위한 사회적 자유주의에 기반한 복지국가 전략도 제시한다. 청년세대에게 일자리 이동은 이제 피할 수 없는 조류가 되었다. 국가가 이를 위해 직업 훈련과 재훈련, 직업 알선과 같은 노동정책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이번 조국 정국에서 청년세대가 분노한 것은 자신들의 나아질 것 같지 않던 현실이며, 이를 자극했던 것은 조국 전 장관으로 대표되는 386 세대에 대한 분노였을 수도 있다. 386 세대는 정의를 내세웠지만 자신들의 세대 이익을 위해 현재의 청년 세대를 착취하는 현실에 대한 저항이 이번 조국 정국에서 나타난 2030 세대의 기존과 다른 행보였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이제 현재의 청년 세대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쥐어져야 한다. 그리고 저자는 이런 기회가 결국에는 386 세대의 양보가 선행되어야 함을 전제한다. 위와 같은 사회적 안정이 기반되어야만 청년 세대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질 수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또다른 고용창출을 해낼 기업을 만들어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결론인 것이다. 즉 위험의 사회화와 기회와 보상의 자유화가 한국사회의 미래임을 저자는 주장하며 글을 마무리 한다.
"다음 세대에게 어떤 세상을 물려주는가의 문제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을까. 그래서 이 책을 썼다."(349~350쪽)
불평등의 세대 - 누가 한국 사회를 불평등하게 만들었는가
이철승 (지은이),
문학과지성사, 2019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사회학/사회복지학 학사 졸업.
사회학 석사 졸업.
사회학 박사 수료.
현직 사회복지사.
공유하기
2030을 이해하기 전에 386부터 돌아봐야 하는 이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