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경남지사가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경수 경남지사가 '킹크랩 시연' 등 드루킹 김동원씨의 그간 진술에 대해 "황당한 주장이다", "사실이 아니다"라며 적극 반박했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차문호)는 김씨 등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과 포털사이트 댓글순위를 조작한 혐의로 2심 재판을 받고 있는 김 지사를 상대로 첫 피고인 신문을 진행했다. 1심에선 피고인 신문이 진행되지 않았다.
이날 특검, 변호인, 재판부의 신문 과정에서 김 지사는 2016년 11월 9일 이른바 '산채모임'에서 뿐만 아니라 한번도 김씨로부터 킹크랩 관련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김 지사는 변호인이 "(2016년 11월 9일 모임에서) 김씨에게 킹크랩 댓글 기획을 들은 적이 있나"라고 묻자, "그런 사실이 없다"라고 말했다. "2017년 1월 6일 모임에서 킹크랩 진행 상황을 듣거나 시연을 본 사실이 있나"라는 질문에도, 김 지사는 "김씨가 제게 킹크랩 이야기를 한 번도 한 적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킹크랩이란 단어 자체를 사건이 터지고 난 뒤에 알았다"라며 "(시연을 보고 제가 고개를 끄덕였다고 주장하는 것도) 그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런 일에서 고개를 끄덕인 걸 승낙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어색하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경공모 사무실에서의 모임(산채모임)을 "간담회"라고 강조했다. 특검 측이 "김씨에게 브리핑을 받았나"라고 묻자, 김 지사는 "지지모임 간담회에 가면 일상적으로 제가 먼저 인사하고, 질문하면 성실하게 답변하겠다고 한다"라며 "(경공모에 갔을 때는) 김씨 혼자 오랫동안 자기 자랑도 하고 좀 특이한 유형이었다. '다른 회원은 숫기가 없어서 그런가, 전문직들이라 점잖아서 그런가' 생각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안철수 대선조직과 새누리당 비선조직에서 (킹크랩과 같은) 댓글기계가 운용됐다는 이야기는 정국을 뒤흔들 중대한 사안 아닌가"라며 "(만약 김씨의 주장대로 제가 김씨에게 그러한 이야기를 들었다면) 당연히 당에 돌아와서 전문가와 급히 상의했을 거고 문제삼지 않았겠나. 근데 아무 근거없이 제가 김씨와 이런 걸 상의했다? 정치권의 상식에 어긋난다"라고 지적했다. 그 동안 김씨는 '김 지사에게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 등에서 댓글기계를 쓴다고 말했고, 김 지사가 자신에게 킹크랩 사용을 승인했다'고 주장해왔다.
또 김 지사는 재판부가 "다른 지지모임에 비해 김씨를 자주 만난 것 아닌가"라고 묻자 "지지모임이나 지지자들 중 다양한 유형이 있다. 그 중 김씨는 적극적으로 만나자고 약간 보채는 스타일로 기억한다"라며 "그렇게 만나자고 요청해오면 뒤로 미룰 순 있지만 계속 거절할 순 없어 한 번씩 만나줬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