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당사자 명린에게서 제공받은 사진이다. 10월 6일 오후 6시, 당시 피해 현장이 담겼다. 사진 : CBC (City Broadcasting Channel)
CBC
- 대처는 어떻게 이뤄졌나.
"현장에 있던 사람들(시위대 일부)이 내 얼굴에 붙은 불을 끄기 위해 달려왔다. 나는 현장에 있던 사람 2명에게 구급차를 불러 달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구급대원 쪽에서는) 현장이 너무 복잡해서 구하기가 어렵다는 답이 왔다.
그때 시위 현장에 있던 응급처치 자원봉사자가 나를 발견하고는 먼저 물로 상처를 씻어줬다. 그런데, 그때 경찰이 우리 방향으로 최루탄을 던졌다. 물론 그들이 고의적으로 내가 치료받고 있는 곳에 최루탄을 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당시 상황을 고려했을 때, 최루탄을 던질 필요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응급처치를 받던 쪽에는 사람들이 많이 몰려 있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상처를 씻어내던 도중, 경찰이 던진 최루탄을 피해 어떤 시장 안 쪽으로 도망가야 했다. 그곳에서 대피하고 있다가, 약 10분 뒤에 구급차가 도착해서 병원으로 호송됐다."
- 최근 홍콩 시위 현장에서 많은 취재 기자들이 부상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당히 많다. 실명한 인도네시아 기자뿐만 아니라 다리에 총상을 입은 기자도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는(11일 기준) 나도 가장 심한 사례에 속하는 것 같다."
(지난 9월 29일, 현장을 취재하던 인도네시아 기자는 홍콩 경찰이 쏜 고무탄에 맞아 오른쪽 눈을 영구 실명했다.)
- 시위대를 비롯한 홍콩 시민들의 피해 사례도 상당한데.
"그렇다. 최루탄으로 인한 호흡곤란 문제도 있고, 경찰에 체포될 때 부상입은 사람도 많다. 그 과정에서 팔이 부러지거나 뇌출혈이 발생한 사람도 있다."
- 최근 시위 양상은 어떻다고 보나.
"더 위험해졌다. 특히 캐리람 정부가 복면금지법을 시행한 후 시민들의 반발이 더 심해졌다고 본다. 이전 시위보다 분명 더 격렬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의 시위는 경찰로부터 허가 받기도 더 어려워졌다. 현재 홍콩에서 진행되는 대부분의 시위는 불법으로 진행되는 것들이다."
(지난 4일, 홍콩 정부는 52년 만에 '긴급법'을 발동해, 5일부터 공공장소에서 '복면금지법'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제 홍콩에서 마스크를 쓰고 시위를 할 경우 최대 1년 징역형이나 2만 5000홍콩달러(약 380만원)에 달하는 벌금을 내야 한다.)
시위자로 위장해 최루탄 던지는 경찰도 목격
- 경찰의 대응 수위는 어떤가.
"현재의 홍콩 경찰들은 어떤 구체적인 증거도 없이 시위대를 비롯한 시민들을 마구잡이로 체포해 간다. (시위 현장에서) 경찰이 한 쪽으로 사람들을 몰면서 폭력으로 진압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경찰은 시민들을 상대로 실탄까지 발사한다. 이런 경찰의 폭력 대응에 대해 많은 시민들이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다.
심지어 경찰이 시위대로 위장해 최루탄을 던지거나 지하철역을 파괴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이는 시위대 진영으로 자연스레 들어가서 시위대들을 더 많이 잡기 위함이다. 그래서 많은 홍콩사람들이 경찰을 믿지 않는다."
- 현재의 홍콩 상황과 관련해, 국제사회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홍콩은 더이상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 지금의 홍콩 시위는 송환법에 반대하면서 촉발됐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그 이후에 드러났기 때문이다. 6월부터 4개월 가량 시위가 이어져오면서 홍콩의 많은 문제들이 노출된 것이다. 예컨대 경찰의 폭력성, 캐리람 행정장관의 독재, 일국양제 (하나의 국가, 두 개의 체제)의 실패와 같은 것들이다.
그 중 가장 큰 문제는 홍콩 정부가 경찰의 편에 서 있다는 거다. 정부는 경찰의 폭력 행태를 조사하기 위한 독립조사위의 설치를 거부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국제 언론이 경찰의 폭력성에 초점을 맞춰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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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중 얼굴에 불붙은 홍콩기자 "응급처치 중 경찰이 최루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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