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심다'에서 하는 작은 전시회
최종규/숲노래
우리들 사랑심기는 얼마나 고울 만한가를 헤아리면서 <이파브르의 탐구생활>(이파람, 열매하나, 2019)을 집어듭니다. 서울 아닌 시골이라는 터전이 우리 마음자락에 어떠한 품인가를 지켜본(탐구) 이야기(생활)를 글로 조곤조곤 풀어냅니다.
저는 대학교를 그만둔 몸입니다만, 그만두기 앞서, 또 그만두고서도 몇 달 즈음 대학 구내서점에서 일꾼으로 지냈습니다. 책집 일꾼으로 지내던 삶은 아주 뜻깊은 나날이었어요. 새책집에서 일을 하니 날마다 드나드는 책을 마음껏 살필 만합니다. 책꽂이로 옮기면서, 보기 좋게 자리를 잡으면서, 책을 사는 분들한테 책싸개를 씌워 주면서, 힐끗힐끗 넘겨읽는 몇 쪽이 달콤했어요. 책손이 뜸할 적에는 흐트러진 책꽂이를 갈무리한다면서 슬쩍슬쩍 여러 쪽을 넘기고 제자리에 두기를 되풀이했지요.
이런 나날을 되새기면서 <전국 책방 여행기>(석류, 동아시아, 2019)를 손에 쥡니다. 글쓴이는 책집 일꾼을 그만두고서 나라 곳곳에 있는 책집을 찾아가서 만나보기를 했다는군요.
다만, 이 책을 쓰신 분이 너무 만나보기에 매였지 싶습니다. 꼭 어느 고장 어느 책집지기를 만나서 이야기를 묻지 않아도 되거든요. 사뿐사뿐 찾아가서 조용히 책을 읽고 사서 나오는 손님 몸짓이 된다면, 저절로 이야기가 태어납니다. 왜냐하면 어느 책집에 가든 그 책집 책꽂이만 보아도 책집지기 마음을 환하게 읽을 수 있거든요. 책꽂이하고 갖춤새가 바로 책집지기 마음이요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