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촛불 자원봉사자 정상윤씨
강연주
"오늘 아침 8시부터 나왔습니다. 오자마자 도로 바닥에 시민분들이 앉아계실 곳을 표시했죠. 안전선이요. 이 선이 있어야 시민 분들이 최소한이라도 통행 하실 수가 있으니까요."
교대역 사거리 부근에서 만난 자원봉사자 정상윤씨의 말이다. 그와 대화를 나눈 건 오후 7시께. 추위 탓에 코 끝이 조금 빨개져있었다.
"보통 밤 11시가 다 돼야 저희 자원봉사자들 일이 끝나요. 밤 9시 집회 끝나고 나서, 시민분들 나가실 때서야 저희가 도로 청소를 시작하거든요."
서초대로 전역에 자리한 집회 참가자들. 그렇다면 청소할 양도 방대하지 않았을까? 그는 곧장 "전혀 아니다"라고 답했다.
"정말 청소할 게 거의 없어요. 사실 청소할 건 많지 않아요. 심지어 많은 시민분들이 같이 청소해주시기도 해요. 저희가 들고다니는 비닐봉투를 들고가서 직접 쓰레기 담아주시기도 하고. 그래도 마지막에 혹시 거리에 쓰레기가 있지 않나 살펴보는데, 거의 99% 이상은 다 치워주시고 가세요. 7차 집회 때, 시민 분들이 떠나고 나서도 깨끗한 도로를 보고 정말 놀랐던 기억이 있어요. 이게 성숙한 시민의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초역 초입에서 만난 다른 자원봉사자, 유하숙(51, 여)씨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유씨는 "집회가 끝나면 거의 시민분들이 가져가주신다. 피켓마저도 집에 가져가시는 모습들이 많다"며 "그래서 우리는 환경미화하시는 분들 편하시라고 집회 마지막에 재활용 쓰레기들을 분리해놓는 일을 하는 편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