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지앵파리지앵 24명의 초상사진을 만나는 전시 공간
황융하
'파리지앵'에서는 눈에 익은 24명의 초상사진을 만나게 된다. 피카소와 푸코, 들뢰즈, 에디트 피아프, 시몬드 보바르 등이다. 이 공간에서 마주하지 못한 달리, 마르크 샤갈, 모딜리아니, 쇼팽도 파리지앵의 대표적 인물이다. 이들 모두는 도시에서 무명의 장막을 걷어내고 예술의 새로운 흐름을 창조하면서 시대를 선도하는 거장으로 성장했다.
'플라뇌르'에서는 전시에 소개되지 않은 작품 122컷을 영상으로 만나는데, 파리의 일상적인 현재성을 보여준다. 도시가 단순한 거주 지역으로 국한되지 않으며, 관찰의 대상임을 일깨워준다. 거리의 다양한 모습을 포괄하며 생활상을 구성하는 재즈, 혁명, 키스 등 8개의 키워드는 파리의 공간을 천천히 부유하도록 여유로움을 제공한다.
'매그넘 인 파리' 전시는 파리와 교토에서 2014년과 2017년에 전시하였다. 서울은 3번째이며, 생존 작가인 엘리엇 어윗의 작품을 특별 기획하였다. 그의 작품은 웃음과 인간적인 면모가 강하다고 평가를 받는다. 특히 개(dog)의 모습을 촬영한 대다수의 작품은 정식화된 포커스에서 비껴났고, 이런 낯설게 하기는 동일한 작품 안에서도 저마다의 해석이 다양해진다.
'살롱 드 파리'(Salon De Paris)에는 1800년대의 고서 및 지도와 일러스트, 소품이 마련되어 있다. 각층의 문화인을 비롯해 다채로운 군상이 모여 작품을 공유하고 토의하던,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을 연상하게 된다. 파리의 영광과 근대 수도의 위상을 소소하게나마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제3전시실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을 위해 헌정된 공간이다. 길거리 벽에 페인트로 쓰인 글귀(Jouissez Sans Entraves 방해 없이 즐기자)가 담긴 작품은 68혁명의 핵심 구호를 포착한 것이다. 그는 결정적인 순간을 담아 '사진을 예술의 반열에 올려놓은 사진가'라는 평을 받았다. 로버트 카파와 더불어 포토저널리즘과 르포르타주를 직업이자 작가의 시대정신으로 각인시켰다. 노동자와 가난을 담은 그의 작품은 흑백의 향연과 어우러지며 잔잔한 울림을 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