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연저수지를 앞배경으로 자리하고 있는 상동마을 풍경. 사진 오른편으로 청용산이 자리하고 있다.
이돈삼
상동마을에 있는 용연저수지와 청용산이 백로와 왜가리의 집단 서식지다. 사람이 사는 마을과 바짝 붙어있는 게 색다르다. 새와 사람이 함께 사는 마을이다. 그만큼 마을사람들이 새들을 지요히 여기며 보살펴준다. 새들의 서식지가 지금껏 유지되고 있는 것도 볼만장만하는 마을사람들 덕분이다.
백로와 왜가리에 대한 마을사람들의 애정이 각별하다. 새들에 해가 될 만한 일은 일절 하지 않는다. 새에 해를 끼칠 만한 사람의 접근도 막는다. 조금 과장하면,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경음기도 누르지 않는다.
주민들끼리 다툴 일이 생겨도 새들의 눈치를 보며 목소리를 낮춘다. 주민들이 스스로 만든 '환경보전 생활수칙'에도 백로·왜가리 보호 규정이 들어있다. 마을에서 만난 주민들의 성격도 하나 같이 노글노글하다.
그렇다고 백로와 왜가리가 한없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새들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가 상당하다. 새들의 울음소리가 흡사 수백, 수천 마리의 개구리가 한꺼번에 우는 것처럼 크다. 분변의 흔적도 부지기수다. 산림 소유자의 피해도 이루 말할 수 없다. 새들이 둥지를 틀고 있는 청용산은 나주정씨 문중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