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북극성-3형 시험발사(서울=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2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을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통신 홈페이지에 공개된 북극성-3형 발사 모습. 2019.10.3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연합뉴스
북한과 미국의 실무협상이 토요일인 5일 열린다. 그런데 이 실무협상이 발표된 뒤인 2일 아침, 북한이 발사체를 쏘아올렸다.
3일자 <노동신문>은 "2019년 10월 2일 오전 조선 동해 원산만 수역에서 새 형의 잠수함탄도탄 '북극성-3'형 시험 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고 보도하면서 "새 형의 탄도탄 시험 발사는 고각 발사 방식으로 진행되었다"고 밝혔다. 신형 잠수함탄도미사일(SLBM)을 완만한 포물선을 그리도록 쏘지 않고 수직에 가깝게 올라가도록 쏘아올렸던 것이다.
이 발사를 두고 '대미 협상용이 아니겠느냐'는 관측도 나왔다. 비행 거리는 약 450킬로미터에 불과하지만 고각 발사로 인해 최대 910킬로미터까지 올라갔다 내려왔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무시해 버리는 단거리 발사의 범위를 벗어났다는 판단에 근거한 관측이다.
하지만, 비행 거리 자체가 길지 않으므로 '대미 협상용이라기보다는 대남 메시지용이 아니겠느냐'는 관측도 있다. 발사 전날인 10월 1일 국군의 날에, 북한이 경계하는 F-35A 스텔스기를 한국이 공개했기 때문에 북한이 경고 메시지를 보냈을 수 있다는 판단에 근거한 관측이다.
미국 최대 군수업체인 록히드마틴이 생산하는 F-35A는 공대공미사일·합동직격탄·정밀유도폭탄 등을 최대 8.2톤까지 탑재할 수 있으며, 레이더 탐지를 피하면서 은밀하게 목표를 타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북한 매체들은 이를 '첨단 살인장비'로 부르며 "(이것의) 지속적인 반입은 북남공동선언과 북남군사 분야 합의서를 정면 부정하는 엄중한 도발"이라고 경고해 왔다.
스텔스기 등에 대한 북한의 반감은 2일 발행된 <노동신문>에도 나타난다. '여론을 오도하지 말라'는 제목의 이 기사는 "남조선 당국이 외부로부터 끌어들이고 있는 첨단전쟁 장비들도 조선반도와 동북아시아 지역의 정세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근원으로 되고 있다"며 "상대방을 위협하고 긴장을 부추기는 도발 행위를 계속 벌려 놓으면서 대화와 신뢰에 대해 운운하는 것은 상식을 벗어난 기만행위"라고 말했다.
물론 북한의 자체적인 필요에 입각한 일이겠지만, 북한의 SLBM 발사가 대남 경고 메시지 성격도 어느 정도 띠고 있을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는 보도라고 할 수도 있다.
미국 지배층과 '군산복합체'
당연한 언급이 되겠지만, 국가정책은 지배층의 컬러에 많이 좌우된다. 국민대중의 요구를 반영하는 정책도 많지만, 상당 부분은 지배층의 관점과 관련돼 있다.
일례로, 조선시대에는 고려시대에 비해 노비의 지위가 많이 개선됐다. 조선왕조를 건국한 신진사대부 세력이 '관청에 신고하지 않고 노비를 매매하면 노비와 거래대금을 모두 몰수하는 법령'을 제정하는 한편, 노비의 법정 가격을 시장가격보다 높게 규정한 것은 노비 거래를 제한함으로써 그 숫자를 줄이기 위해서였다.
신진사대부는 고려 말의 권문세족을 누르고 신왕조를 창업했다. 대토지와 대규모 노비를 바탕으로 경제력을 축적한 권문세족과 달리, 신진사대부는 중소 규모 토지와 소수의 노비 노동력을 근간으로 했다. 그래서 이들은 과도한 노비 보유에 거부감을 갖고 있었다. 그런 이들의 인식이 조선 건국 뒤에 위와 같은 정책으로 나타났던 것이다.
조선 건국세력의 키워드가 '중소 부동산 소유자'라면, 미국 지배층을 특징 짓는 키워드로는 '앵글로색슨족', '유대인' 등에 더해 '군산복합체'를 들 수 있다. 핵 문제가 걸린 북미관계는 미국의 세계정책에서 핵심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북미관계에는 미국 지배층의 이해관계가 투영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앵글로색슨족과 유대인의 이해관계뿐 아니라 군산복합체의 이해관계도 북미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