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경남지부는 10월 1일 창원고용노동지청 현관 앞에서 "골병드는 마트노동자, 무거운 상자에 손잡이 설치를"이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성효
롯데마트‧이마트‧홈플러스 등 전국 주요 대형매장에서 일하는 '마트노동자'들이 근골격계 질환을 앓는다며 '손잡이가 있는 상자'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아래 마트노조)은 1일 전국 6개 지역에서 공시다발 기자회견을 열어 "상자 손잡이가 필요한 이유"를 내세우며 고용노동부에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마트노조는 지난 5월 대형매장에서 일하는 5000여명의 노동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56.3%가 근골격계 질환을 겪고, 69.3%는 병원치료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골병 드는 마트노동자들을 위해 매일 취급하는 상자에 손잡이라도 뚫자고 요구하고 나섰다.
정준모 마트노조 교선국장은 "70%가 병원치료를 받았다는 것은, 마트에서 보편적으로 누구나 겪고 있다는 말이고, 작업환경에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며 "노동부는 마트 내 중량물 작업 현황에 대한 즉각 점검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마트노조 경남지부가 이날 창원고용노동지청 현관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는 조합원들의 다양한 사례가 소개되었다.
세제 담당이라고 한 ㄱ(60)씨는 "세제는 대용량이 많이 들어온다. 몇 년간 계속된 근무에 지금은 다리, 팔이 많이 아프고 병원에도 다니고 한다"며 "제품 무게를 줄여 주면 좋겠다"고 했다.
5년째 음료 담당이라고 한 ㄴ(57)씨는 "음료 상자는 10~20kg 정도다. 상당히 무겁다. 상자에 손잡이라도 설치가 되어 있으면 좋겠다"고, 건상상품 담당이라고 한 ㄷ(51)씨는 "상자를 들다 보면 팔이 아프다. 상자에 구멍이라도 있으면 드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마트에서 11년 6개월째 일하고 있다는 ㄹ(55)씨는 "간장 상자는 20kg이 넘고 통조림이나 설탕도 상당히 무겁다"며 "허리가 아파서 병원에 갔더니 요추염좌라는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일을 하지 말라고 했다"고 하소연했다.
일용잡화 등을 담당하는 ㅁ(55)씨는 "20kg 상자를 들어올리고 난 뒤 물품을 진열하려고 하면 손목과 발, 어깨가 아프다. 근골격계로 치료와 약물 복용을 하면서 일하고 있다. 병원비로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며 "제발 상자 무게를 줄여달라"고 했다.
ㅂ(52)씨는 "12년째 일하고 있다. 요즘은 어깨와 손목, 무릎이 나빠 쉬는 날에 한의원을 찾아갔다"며 "상자에 손잡이뿐만 아니라 중량도 조절하기를 바란다. 특히 '박카스 상자'를 들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왜 진작에 이런 일이 이슈로 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ㅅ(51)씨는 "무거운 음료 중량으로 얇은 상자도 문제지만 손잡이 부분이 없어서 손가락 힘이 많이 들어간다. 무거움 때문에 손가락부터 손목, 어깨까지 무리가 가고 허리까지 힘에 겨운 상황이다. 손잡이가 있는 상자에다 무게를 줄여 주었으면 한다"고 했다.
ㅇ(59)씨는 "협력업체로 들어와서 세제 코너에서 일하다가 지금은 직영으로 전환되었다. 세제와 휴지, 물티슈도 만만치 않은 무게의 상자를 여러 해 들고 진열하다 보니 몸에 고장이 났다"며 "한의원과 정형외과 의원에 다니며 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