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표 얼굴이 잘생겼다는 점에 주목한 채널A <뉴스TOP10>(9/18)
채널A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9/18)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대담이 등장했습니다. 진행자 김진씨는 "이건 좀 재미있는 내용"이라며 황 대표의 합성사진을 보여주더니 "요즘 젊은 친구들 사이에서 윗머리는 있는데 옆머리를 미는 투블럭 컷의 모습과 같다", "젊은 친구들이 이렇게 패러디를 하는게 지금 유행"이라 설명했습니다. 이후 앞서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과 마찬가지로 BBC의 기사에서 '김치 올드만'이 언급된 부분을 번역해 자료화면으로 구성했습니다.
이후 출연자 이양수 국회의원은 "저희가 의도하지 않았는데 사실은 결의에 차고 정말 조국 장관 퇴진시켜야 된다 라고 하는 그런 절절한 마음으로 머리를 깎았는데 젊은 사람들이 이걸 다르게 해석"했다며 "우리 대한민국 젊은이들의 풍부한 상상력과 감성에 대해서" 감동을 받았다며 합성사진을 평가했습니다. 이어 황 대표에게 사진과 같은 헤어스타일을 "제가 건의드릴 생각입니다"라며 머리스타일 변경 필요성을 짚었습니다. 앞서 <뉴스TOP10>이 얼굴에 주목했다면 <김진의 돌직구쇼>는 헤어스타일에 몰두한 것입니다.
황교안 삭발이 정치적이라서 너무 좋은 TV조선
TV조선 <이것이 정치다>(9/16)는 황교안 대표의 삭발이 이뤄진 당일부터 의미를 짚으며 칭찬에 나섰습니다. 고성국 정치학 박사는 "분위기가 매우 무겁고 침통하고 또 그런 중에도 아주 결기가 있는 그런 삭발식"이라 평가한 뒤 "우리 헌정사에 군부정권에 권위적인 통치가 있었던 시기"에 "야당 정치인들이 민주화를 외치면서 다양한 형태로 투쟁해 왔"다며 군사 독재시절 정치인들의 투쟁과 황 대표의 삭발을 동일선상에서 설명했습니다.
심지어는 "김영삼, 김대중 그리고 그 두사람은 결국은 차례대로 대통령까지 지냈"다며 "그런데 그들도 삭발까지는 단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이 발언은 뒤집어 생각해보면 '삭발을 하지 않은 이들도 대통령이 됐으니 삭발을 한 황 대표는 더 뛰어난 인물이다'는 것입니다. 고씨는 결국 "한국 70년 헌정사에 굉장히 중요한 사건이 될 것"이라며 황 대표의 삭발을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했습니다. 이어 "삭발 투쟁은 이제 본격적으로 문재인 정부에 대한 퇴진 투쟁이 시작된 것"이라며 "굉장히 중요한 정치 투쟁의 시작"이라는 큰 의미를 부여해 주기도 했습니다.
같은 방송에 출연한 서정욱 변호사는 황 대표의 삭발이 정치적이기 때문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서씨는 삭발의 이유가 "민심과 역주행하는 현 정권에 대해서 강력한 투쟁 경고" "보수 자유 우파 지지층을 결집해서 한국당에 대한 지지를 올려보자" "강력히 투쟁하는 제1야당의 대표로서 개인적인 이미지 제고"라는 3가지라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황 대표가 국민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미지를 바꾸고,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삭발을 했기에 긍정적이라는 것입니다. 고성국, 서정욱씨는 황 대표의 삭발이 정치적 이익을 위한 결단이었음에도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입니다.
'황교안 대표 삭발' 띄워준 종편, 국민 아닌 자유한국당 대변
지난 수십 년간 삭발은 목소리를 낼 수 없던 이들의 마지막 투쟁의 수단이었습니다. 특히 노동자들은 최소한의 안전과 삶을 보장받기 위해 삭발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최근 몇 년간에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의미로, 성주의 지역민들이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의미로 삭발 투쟁을 벌였습니다. 더 할 것이 없을 때, 어떤 방법으로도 주장이 관철되지 않는 극단적 상황에서 삭발과 단식이라는 최후의 방법으로 메시지를 전달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황교안 대표와 자유한국당의 삭발은 기존의 삭발과는 의미와 과정, 모두 달랐습니다. 황 대표는 사법개혁과 같은 국민의 염원이 아닌 자유한국당의 이익이 관여된 법무부 장관 사퇴를 요구하며 삭발을 진행했습니다. 또한 다수의 언론에게 삭발을 예고한 뒤 수많은 카메라 앞에서 본인의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모양새는 그동안의 투쟁방법과 같았을지 몰라도 다분히 정치적 이익이 고려된 결정이었고, 목소리는 누구보다 컸습니다. 목소리가 없던 사람들의 마지막 투쟁 방법을 스스로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이용한 것입니다.
황 대표의 삭발 이후 홍준표 전 대표 등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도 비판적인 의견이 나왔습니다. 결국 국민이 아닌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시작된 자유한국당의 이른바 '릴레이 삭발'은 실제 정치적 이득이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자 흐지부지 됐습니다. 그 사이 종편은 황 대표의 삭발을 적극적으로 보도했습니다. 특히 일부 출연자들은 삭발의 정치적 의미를 칭찬하고, 합성사진을 소개하며 노골적으로 황 대표를 띄워주기 바빴습니다. 이런 보도는 자유한국당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덧씌우려는 노력 그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과연 이런 방송이 국민에게 어떻게 와 닿았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솔직히 이런 보도는 기존 자유한국당 지지자들에도 진심으로 환영받지 못할 정도의 낯부끄러운 보도행태였습니다. 특히 그동안 노동자의 안전과 삶,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을 외치던 삭발에는 침묵해왔던 종편이 정치적 이익을 위해 삭발을 결정한 황 대표를 미화한 것은 그 어떤 보도보다 편향적이었고 정치적이었으며 한심했습니다.
*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 모니터 대상 : 2019년 9월 16~20일 JTBC <뉴스ON>,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신통방통><이것이정치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뉴스TOP10><정치데스크>, MBN <뉴스와이드><뉴스&이슈><뉴스BIG5><아침&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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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발한 '황교안 영웅만들기' 대결, 가장 노력한 종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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