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경기도 대변인
경기도
- 대변인이 가장 역점에 두고 추진했던 사업은?
"대변인으로 역점에 두고 하는 사업이 따로 있을 수 없다. 가장 의미 있는 일 중 하나는 31개 시군이 함께 하는 경기지역화폐다. 시작은 몇 달 안 됐지만 빠르게 각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지역화폐를 쓰는 게) 조금 불편하지만,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등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쓰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게 자치와 분권 정신에도 들어맞는다. 경기도가 하라고 해서 하는 게 아니라 경기도는 지원만 하고 31개 시군에서 주체적인 사업으로 앞장서서 하기 때문에 지역화폐에 대해 누구보다 애착이 많이 간다."
- 전국 최초의 기본소득 박람회를 통해 세계에 경기도 청년기본소득을 알리는 등 큰 성과를 남겼다는 평가다. 기본소득 논의에서 핵심적인 문제 중 하나는 재원 마련인데, 국토보유세는 너무 먼 이야기 아닌가?
"기본소득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재원에 대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 경기도가 이렇게 몸부림을 치는 것이다. 기본소득 박람회 등을 통해 국민에게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알렸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실업자가 양산될 수 있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사람들의 휴게실 역할도 했던 오프라인 은행이 사라지고 온라인으로 모든 일을 처리하는 게 현실이다. 게다가 가족이 해체되면서 1인 가족이 다인 가족보다 압도적으로 많아지는 시대가 오고 있다. 그럼 나 홀로 어떻게 삶을 지탱할 것인가. 지금부터 그 준비를 해야 한다.
살면서 최소한의 생활을 위해 기본적인 소득을 만들자는 것이다. 기본소득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자연히 세원에 대해서도 한발 한발 전진해서 구체적인 논의가 있을 것이다. 경기도가 먼저 시범적으로 시행하기 위해 세제 개편 등에 대한 권한을 가질 수 있게 정책협의회에서 얘기하고 있지만, 아직은 부정적이다. 그러나 여론이 더 확산하고, 세금에 대한 경기도의 권한이 생긴다면 (목적지에) 훨씬 빨리 가 닿을 수 있을 것이다."
- 부동산 정책과 관련 경기도에서 임대주택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데.
"그렇게 갈 수밖에 없다. 후분양제나 분양가 상한제 등의 정책을 내놓고, 3기 신도시 얘기도 하는데, 사실 공급만 해서는 (부동산 문제가) 해결이 안 된다. 공급보다는 사람이 기반하고 있는 수요를 조절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야 하는데, 대표적인 게 장기임대주택이다. 첫째 단기로 가면 안 되고 장기로 가야 한다. 둘째, 평수가 너무 작으면 안 된다. 그동안 임대주택은 천편일률적이었다. 5평, 7평, 10평. 그럼 우리가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보육하고, 교육하고, 출가해서 일가를 꾸리는 과정을 그 집에서 이룰 수 있겠나? 저는 그것을 책임질 수 있는 임대아파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기도에서는 이번에 광교 분양주택을 임대주택으로 전환해서 24평 이상으로 준비하고 있다. 늦었지만 국가 전체가 그 방향으로 가야 한다. 그렇게 되면 집을 투기로 하는 수요가 사라질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욕을 먹고 멱살 잡을 일이 생겨도 그런 용기 있는 정치가 필요할 때다.
제 생각인데, 기본소득의 재원으로 국토보유세를 얘기하는데, 국토보유세의 용도를 전액 임대주택을 짓는 세원으로 전환해서 걷으면 대한민국 전체 주거 정책에 있어 명분도 있고, (국토보유세에 대한) 사람들의 저항도 적지 않을까. 주거 기본소득을 우선 시행하고, 그 이후 전 국민의 생활 기본소득으로 넘어가는 중간 역할로 해보면 어떨까 싶다."
"일선에 있는 선출직들의 노력 절실... 과감한 용기 필요"
- 대학에서 신학을 전공했다. 정치를 시작한 계기와 이유는?
"2010년 성남시에서 갑자기 선출직(시의원)에 도전하게 됐다. 그 당시 성남 분당 지역은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전신) 세력이 압도적으로 강했다. 주변에서 저에게 한 번 출마해 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그때는 정치를 잘 모를 때니까 봉사직의 개념으로 시의원을 시작했는데, 시의회에 들어와서 보니까 정말 전국적으로 가장 강하게 여야가 대립하고 있더라.
이재명 도지사가 당시 성남시장 시절 새로운 정책에 대해 강한 드라이브를 많이 걸었는데, 기득권이라고 볼 수 있는 기존에 정치하던 분들, 의회 등에서 매우 큰 반발이 있었고, 성남은 물론이고 중앙정부에서도 엄청난 반대가 있었다. 그것을 뚫는 과정이 힘들었지만, 보람도 있고, 재미도 있더라. 청년기본소득이 대표적인 경우다. 당시 국무회의에서 이걸 두고 '악마의 포퓰리스트다'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지난 7~8년 사이 이렇게 큰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앞선에서 누군가 돌파하고 욕을 먹어가면서 싸워서 새롭게 길을 연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관점에서 대단히 보람을 느끼고, 이재명 지사의 역할이 매우 컸다고 생각한다. 가장 다이나믹한 대한민국 정치 현장이었다. 기득권과 싸우면서 가장 앞선에서 뛰다 보니까, 세상을 바꾸고, 가장 쉽게 큰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게 정치구나 싶었다. 그 때부터 당 지역위원장 직무대행도 맡고, 중앙 정치 활동도 하면서 각종 큰 정치 관련 일을 두루 맡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