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공원에서 환경운동단체 청소년기후행동 주최로 열린 ‘기후위기를 위한 결석 시위’에 참석한 학생과 시민들이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며 청와대로 행진을 진행하고 있다.
유성호
- 27일인 오늘 약 500명의 학생들이 결석까지 하면서 시위에 참여했다. 상당히 많은 인원인데.
"사실 '규모가 커졌으면 좋겠다' 하는 바람은 있었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와주실지는 전혀 몰랐다. 정말 감동받았다. 많은 힘도 받았다. 지금 정치권에서도 그렇고, 사회적으로도 기후 대응은 전혀 중요한 의제가 아니다. 이런 나라에서 기후 대응을 외치는 청소년으로서 많이 힘들고 두려울 때도 많다. 그런데 오늘 이렇게 많은 분들이 우리의 뜻에 공감해주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함께 힘써주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힘을 받았다. 앞으로도 계속 활동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 같다."
- 이번 집회는 어떻게 추진됐나.
"청소년기후행동은 지난 3월 15일, 5월 24일에 대규모 결석 시위를 기획했다. 그리고 오늘 집회를 진행한 이유는 오늘이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 및 유엔 기후 주간의 마지막 날이기 때문이다. 그 주간을 끝맺는 동시에 한국 정부도 그렇고 정책 결정권자들에게 '저희 청소년들이 지켜보고 있으며, 우리의 절박함에 당신들이 응답할 때까지 우리는 계속 행동할 것이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결석 시위를 기획하게 됐다.
오늘 결석 시위에 청소년들을 오게 만든 것은 '절박함'이다. 정책 결정권자들에 의해 우리의 남은 인생이 좌우되는 거다. 청소년들은 정치적 참여권이 없어 민주주의 사회에 어떤 힘을 낼 수가 없다. (이런 부분에 대해) 우리는 너무 답답하다.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는 분들은 20~30년 후면 이 자리에 안 계실지도 모른다. 우리가 그 책임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우리가 결석까지 하면서 거리로 나오게 된 것이다."
- 지난 20일 뉴욕에서 열린 결석시위에도 참석했다. 한국의 결석시위와 뉴욕의 시위를 비교한다면.
"일단은 크기와 규모가 작다. (웃음) 당시 뉴욕 결석시위는 주최 측 추산 32만 5천 여 명이 왔다. 한 자리에 가장 많은 인원이 모였던 기후 시위로 기록돼 있다.
시위 내용 차이도 있다. 미국 시위에서는 원주민들이 기후 변화로 인해 입는 피해가 많이 부각됐다. 사실 기후 위기에 실질적인 피해를 입는 분들은 원주민 분들이다. 하지만 정작 환경 담론에서는 이들이 거의 언급되질 않는다. 미국 시위 때는 이분들의 피해에 대해 함께 공감하고 구체적인 기후 행동에 대해 논의하는 내용들이 나왔다. 이 점이 한국과는 다른 부분이다."
- 그렇다면 한국의 결석 시위에서 강조되는 내용은 무엇인가?
"저희는 이런 기후 위기 국가에서 기후 대응을 외치는 청소년들의 절박함, 두려움을 충분히 드러내려고 했다. 이번 시위 기획 과정에서 가장 중점을 뒀던 것은 기후 위기를 '어떻게 색다르게 풀어갈지'에 대한 것이었다. 기후변화를 모두가 가깝게 느끼고 즐길 수 있는 방식으로 풀어가고자 했다."
-지난 21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청년 기후행동회의에 참석했다. 각국의 청년들이 모인 이 자리에서 기후위기와 관련해 나온 공통된 의제가 있다면?
"저희와 같은 활동가를 비롯해 교육자, 창업자, 캠페인 활동가 등 정말 다양한 분야의 종사자들이 오셨다. 모두 기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신 거다. 이때 공통된 의제는 '우리가 빨리 기후 대응을 해서 살 만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였다. (기후 대응을 통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보다는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모두가 공감했던 부분이다."
"역사상 처음 열린 '유엔 청년 기후행동회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