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스 강연 ‘도대체(都大體)’, 1강 ‘어떤 숫자-에너지에 관하여’경상대 물리교육과 이강영 교수는 에너지보다 에너지 보존 법칙이 우선이다고 말했다.
카오스재단
공간이 커져도 에너지는 보존된다
독일의 철학·수학자 라이프니츠는 '생명의 힘(vis viva)'을 주장했다. 에너지를 염두에 둔 것이다. 예를 들어 나무와 나무를 마찰시켜 불이 나도록 하면 어느 순간 물체는 멈추고 열이 나온다. 이에 대해 라이프니츠는 마찰에서 나오는 열을 통해 '생명의 힘'를 잃은 것으로 보았다. 뉴턴은 '운동의 양(momentum)'으로 에너지를 표현했다. 토마스 영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에네르게이아(ἐνέργεια)'를 원용해 '에너지(energy)'란 용어를 처음 물리학적으로 사용했다.
이강영 교수는 "에너지는 항상 같은 숫자지만 형태는 얼마든지 달라진다"면서 "에너지는 숫자로는 나타낼 수 있지만 어떤 모습인지는 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에너지는 쉽게 전달된다. 닫힌 물리계, 즉 현 우주를 가정하면 전체의 에너지는 하나의 숫자로 표현되고 보존되는 것이다. 이 교수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어떤 양이 존재하고 우리는 그것을 '에너지'라고 부른다"면서 에너지보다 에너지 보존 법칙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쓸모 있는 에너지는 현재로선 전기이다. 왜냐하면 변환하기 쉽고 저장하기 쉽고 전달하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기를 만들어내는 데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이 교수에 따르면 에너지 절약이란 에너지를 쓸모 있는 형태로 남겨 두는 일이다.
우리가 종종 혼동하는 말들이 있다. '힘의 단위는 뉴턴(N)이다' '일은 단위가 줄(J)이다' '일률(power)는 단위가 와트(W)다' '에너지는 단위가 줄과 칼로리다' '일률은 성능을 나타낸다' '에너지(일)은 일한 결과다' 등이다.
이강영 교수는 "아무리 에너지가 많아도 파워가 약하면 안 무섭다"면서 "아무리 힘을 썼어도 결과가 없으면 일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에 나오는 악당 타노스가 스톤들을 취합해 무한대의 에너지를 가졌어도 그것을 제대로 활용할 파워(일률)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란 것이다. 아무리 야근을 열심히 했어도 보고서를 제때 끝내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는 뜻이다. 억울하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