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큼 다가선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정견모주길.
경북매일 자료사진
성밖숲과 별고을길에선 눈과 귀가 모두 행복
성밖숲(
http://www.sjsbs.kr)은 가족 모두가 함께 성주를 찾은 이들에게 조용하고 나직한 목소리로 역사 속 이야기를 들려주는 공간이다. 여기선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 '별고을길 탐방단'이 성주 여행을 떠난다.
이들은 성주에 관한 역사 지식을 갖춘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 성주군의 주요 사적지를 돌아보며 '숨겨진 보물'이 가득한 별고을길을 여행하게 된다. 성밖숲에서 출발해 읍내에 있는 쌍충사적비, 성산관, 심산기념관, 봉산재, 독산 등을 지나며 역사 이야기를 듣는 시간은 부모와 아이들 모두에게 의미가 적지 않을 것 같다.
오순도순 모여 앉아 점심을 먹은 후에는 참가자들을 기다리는 '성밖숲 생태 체험 프로그램'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게 된다. 여기선 맨발 걷기와 그림 그리기 등의 활동이 진행된다.
이후 이어지는 '숲속 힐링 음악회'는 여행자들을 치유의 시간으로 이끈다. 음악회에선 클래식, 통기타, 퓨전 국악 등 다양한 레퍼토리가 연주된다. 이른바 '눈과 귀가 모두 행복한 문화행사'다. 오는 10월 12일과 19일에 열릴 예정.
역사의 향기를 따라 세종대왕자태실과 감응사로
성주군 생명문화공원 주차장에서 세종대왕자태실문화관으로 들어서면 실감나는 조선시대 역사 스토리가 전개된다.
이곳에선 배아 모양으로 만든 조선 왕조의 태실 모형과 만날 수 있다. 선석사에 올라 태봉을 바라본 후 태실로 향하면 '모든 생명은 우주처럼 소중한 것'이란 세상사 진리와 새삼 마주치게 된다. 세종대왕자태실에선 세종대왕의 열여덟 왕자와 더불어 세종의 원손인 단종의 태실도 확인할 수 있다.
한개마을은 한국을 대표하는 7개 민속마을 중 하나다. 물론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여기에 숨겨진 보석은 바로 '감응사 산책길'. 전통 한옥과 토담은 푸른 하늘이 높아지고 산의 나무가 붉은 옷으로 갈아입는 가을에 특히 아름다움을 빛낸다. 그렇기에 적지 않은 사진작가들이 이 계절을 기다려 감응사를 찾는다.
마을 북쪽 전망대에서 절로 향하는 산길은 여행자들의 감탄사를 부른다. 아직은 덜 알려져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도 이 길의 장점이다. 걸어본 이들은 "조용함 속에서 치유의 시간을 가지고 싶다면 가을의 감응사 산책길이 최고"라며 엄지를 세운다.
수많은 학자와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영취산 아래 한개마을은 꼭 둘러봐야 할 곳이다. 지친 다리를 쉬며 마시는 감응사 옥류정의 시원한 약수 한 바가지는 성주 여행이 주는 반가운 선물 중 하나다.
회연서원과 청천서원, 조선시대 학자들이 걸었던 길
성주는 조선 선조 때의 대학자 2명을 배출한 고장으로도 알려져 있다. '양강(兩岡) 선생'으로도 불리는 두 사람은 동강(東岡) 김우옹과 한강(寒岡) 정구. 동강의 경우엔 대가면 칠봉리 청천서원에 배향(配享·학식과 인품이 높은 사람을 기려 서원에 모시는 것)됐고, 한강 정구는 수륜면 수륜리 회연서원이 배향하고 있다.
회연서원 뒤쪽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올라가면 대가천 맑은 물과 함께 기암괴석과 수백 년을 살아온 나무들이 기가 막힌 경치를 그려낸다. '무흘구곡 제1곡'으로 불리는 봉비암이 대표적이다.
봉비암에선 반대편 '무흘구곡 제2곡'인 한강대가 내려다 보인다. 서원에서 한강대로 뻗어난 하천의 양 옆에는 '선비의 꽃'으로 불리는 매화가 심어져 경관의 아름다움을 더한다. 체력이 약한 사람이라도 수성리 중매댁을 들러 돌아오는 코스는 걷기에 힘들지 않다. 대가천의 물소리와 소슬한 바람 소리가 가을이 바로 곁에 왔음을 실감하게 해준다.
관광객들은 "풍경과 역사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선현들의 숨소리를 느낄 수 있는 길"이라고 입을 모았다. 여기선 10월 5일부터 '황금들녘 가야산 메뚜기축제'가 펼쳐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