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서원의 밤 풍경. 한옥과 일본식, 서양식이 한데 어우러진 집이 색다른 느낌을 안겨준다.
이돈삼
향교와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나뉜, 복합문화공간 '39-17마중'도 특별하고 편안한 공간이다. 옛 건물의 정취를 고스란히 살리고 있다. 건물이 지어진 1939년의 정서와 문화를,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2017년이 마중 나가 되살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여기에 난파고택이 있다. 난파 정석진이 쓰던 정자를, 그의 아들 정우찬이 아버지를 기리려고 다시 지었다. 한옥의 구들장과 툇마루, 일본식 기와와 창문, 서양식 방갈로를 가미한 집도 있다. 마당에 큰 금목서와 은목서가 있다고 '목서원'으로 이름 붙여졌다. 난파의 손자 정덕중이 혼자 된 어머니를 위해 지었다. 당시 전라도에서 유일하게 건축가 자격증을 갖고 있던 박영만에게 맡겼다고 한다. 지금은 게스트하우스와 카페로 활용되고 있다.
난파 정석진은 1894년 동학농민전쟁 때 농민군으로부터 나주읍성을 지켜낸 인물이다. 그 공로로 해남군수를 제수 받았다. 이듬해엔 단발령에 반발해 을미의병을 일으켰다가 참수를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