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식 작가의 책들강연회에서 사인 받은 책들
신은경
다음날 강물이는 <회색 인간>을 학교에 가지고 갔다. 쉬는 시간, 점심시간 틈나는 대로 책을 읽고 결국 완독했다.
강연 당일, 강물이와 마이산은 각자 작가에게 질문하고 싶은 내용까지 정해두었다. 김동식 작가의 강연은 그의 솔직함으로 시작했다. 그 솔직함이 나 뿐만 아니라 초등학생인 강물이와 마이산을 사로잡았다.
중학교를 중퇴하고, 게임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시작한 PC방 알바. 서울로 상경해서 시작한 주물 공장의 일. 급여가 2배 이상이어서 만족스러웠던 일이 너무 단조로워 시작한 공상. 그 공상이 머릿속의 이야기가 되고 그 이야기가 인터넷 게시판에 실려 인기 글이 되고 그 글들이 모여 책이 되는 이야기. 머릿속의 이야기를 글로 쓰고 싶었던 김동식 작가는 글 쓰는 법을 몰랐다.
"평생 읽은 책이 열 권이 안 되고... 그것도 교과서에 나오는 것들일 거예요. 글을 쓰고 싶은데 배운 적이 없으니까 네이버에 들어가서 '글 쓰는 법'을 검색했어요. 보니까 기승전결이라는 것이 있어야 하고, 접속사를 많이 쓰면 안 되고, 간단명료하게 써야 하고, 그런 내용들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배운 대로 써서 글을 올리기 시작했어요."
그의 이야기가 글이 된 과정이다. 그는 솔직하고 겸손하다. 그는 상대의 조언을 감사히 받아들인다. 그의 강연을 들으며 내가 생각한 그는 그렇다.
그의 인생이 하나의 이야기였다. 그 이야기 속에 중요한 울림이 있었다. 그의 마음가짐, 사람을 대하는 자세가 나의 마음속에 머릿속에 각인되었다. 중학교를 중퇴한 그는 스스로 맞춤법에 약하다고 했다. 그는 그의 글에 맞춤법 지적을 당하면 댓글에 "감사합니다"를 먼저 썼다고 한다. 그 후 똑같은 맞춤법은 틀리지 않도록 노력했고 사실 그랬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다른 강연 후기에서 읽은 내용이 떠올랐다.
게시판에 글 쓰던 시절의 댓글 : "작가님의 이야기에 개연성이 너무 없어요."
김동식 작가 : "댓글 감사합니다. 그런데 개연성이 뭔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