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동 마을지도에 들어가는 그림과 유적지, 마을 가게 등의 그림을 모두 학생들이 직접 그렸다.
이영일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골목골목에는 아이들이 북적북적했다. 딱지치기하는 아이들, 다방구하는 아이들, 고무줄놀이하는 아이들이 가득 찬 그야말로 놀이터였다. 동네 어른들은 아이들의 선생님이자 부모였고 또 보호자이기도 했다. 누구의 자식이 아니라 모두의 자식이었고 동네는 정겨운 삶의 모습이 담긴 마을공동체였다.
하지만 지금의 골목은 휑하다 못해 적막감마저 돈다. 아이들은 모두 학원으로 내몰렸고 게임에 매몰되어 동네에서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이웃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서로 인사도 없고 오랫동안 주민과 함께 해 온 대중목욕탕, 이발소, 구멍가게들은 하나둘씩 사라져 갔다.
평소에 스쳐 지나가기 바빴던 삶의 공간이 마을공동체 바람이 불면서 다시 관심받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공동체성의 복권과 작은 마을의 변화가 출렁거렸다. 다양한 주민 나눔 프로그램과 공간 디자인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그중 가장 대중적 소재는 마을지도 만들기였다.
마을 지도를 만드는 일은 가히 전국적인 유행이 되었다. 대부분 어른들이 참여하는 일이었지만 간간이 청소년 프로그램으로 진행되기도 했다. 하지만 청소년들이 만들어 내는 마을지도는 어른들이 만들어 내는 지도와 크게 차이 나지 않았고 동네 유명한 곳을 소개하는 수준에 그치는 일이 많았다.
'우리 동네 산책길 지도 만들기 프로젝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