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장관. 사진은 지난 6일 국회 인사청문회 종료 후의 모습.
남소연
저는 왜 이 글을 쓰게 됐을까요? '조국 사태'는 제게 두 가지 질문을 던지게 했기 때문입니다.
첫째, '과연 공정한 입시제도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했습니다. 조국 장관의 따님이 그토록 스펙을 쌓게 된 데에는 바로 '학생부종합전형'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입학사정관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각종 사교육과 특혜의 온상으로 지목된 특목고가 정말 필요할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누릴 수 없는 특혜와 사교육을 받고, 이를 바탕으로 좋은 대학에 들어가 기득권을 차지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장관 딸과 관련한 논란이 불거진 이후 "불공정한 입시제도 전반에 대해 재검토하라"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합니다. '지금 물타기 하는 거냐'는 지적부터, '불공정한 학생부종합전형 폐지하고 정시 100%로 가자'는 의견까지. 많은 시민들께서 다양한 의견을 내주셨습니다.
한영외고를 비롯한 여러 특목고에서는 수업시간마다 발표를 시킵니다. 고등학교 생활기록부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세부능력특기사항'을 채우기 위해서죠. 각 학교마다 이름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한영외고에서는 '진로스터디그룹'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친구들끼리 연구 주제를 잡고, 탐구를 하고, 소논문을 씁니다. 학생부종합전형의 평가 요소 중 하나인 '전공 적합성'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죠.
일반고에 재학중인 제 친구에게 물어봤습니다. '이런 프로그램들이 일반고에도 있느냐'고. 친구는 당연하다는 듯 "그런게 있겠냐?"라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야, 그래도 있긴 있어. 근데 아무나 못해. 학교에서 성적으로 애들 잘라서 시켜줘."
특목고에서는 당연했던, 모두가 누릴 수 있었던 것들이 일반고에서는 당연한 것이 아니며, 모두가 누릴 수 없는 것들이 된 것입니다. 대입에서의 출발선이 달라진 것입니다.
일반고에서는 1등급도 '인서울'(서울 소재 대학 진학)하기 힘들다고 합니다. 특목고에서는 3등급 안이면 소위 'SKY'(서울대·연세대·고려대)에 갈 수 있다고 합니다. 고교등급제가 아직도 존재함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학생부종합전형을 폐지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나 봅니다.
왜 이런 '비극'이 생겨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