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돌목이 내려다보이는 진도타워에서 만난 이평기 전남문화관광해설사. 진도를 가장 재밌게 해설해준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돈삼
옷차림부터 남다르다. 평소 생활한복을 즐겨 입고, 중절모를 쓰고 다닌다. 발로 뛰는 현장에 맞춘 차림이다. 섬세한 감각이 느껴진다. 문화관광해설사답다. 자연스레 묻어나는 프로정신이다.
"10여 년 전, 비가 내리는 날이었어요. 진도에 온 프랑스 사람한테 1000원짜리 비옷을 하나 줬죠. 비옷 입고 돌아다니며 구경하라고. 그 분이 이듬해에 다시 진도에 왔는데, 중절모를 선물로 줬어요. 프랑스산 중절모를.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써 보라'고. 다음 방문 때 두 개를 또 사왔어요."
그가 중절모를 쓰기 시작한 이유다. 그 프랑스인하고는 지금도 연락을 하며 가끔 만나고 있다. 이평기(61·전라남도 진도군 지산면) 전남문화관광해설사 얘기다. 그는 진도를 찾은 여행객들 사이에서 '중절모 해설사'로 통한다.
그의 이미지 가운데 또 하나가 '도팍 해설사'다. '도팍'은 자칭 그의 호다. 돌(石)의 진도 지역말이다. 어렸을 때 친구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어린 시절에는 거부감이 있었지만, 지금은 자신의 다른 이름으로 쓰고 있다. 돌처럼 언제나 변하지 말고, 늘 처음처럼 살자는 뜻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