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파리샌안토니오에 있는 사파리다. 초식동물 40 여종 500 마리 이상의 동물들을 볼 수 있다. 기온이 화씨 100 도 이상 가는 무더운 날씨다. 동물들도 더위를 식히느라 나무그늘에서 나오지 않는다.
문운주
8월 2일 샌안토니오에 도착했을 때는 오전 10시, 섭씨 40도를 웃도는 날씨다. 찜통더위가 아니라 불볕더위다. 오스틴에서 이곳까지 1시간 반 거리다. 15인승 렌터카를 이용했다. 올여름 피서는 이열치열, 열은 열로 다스려야 하나보다.
미국 28번째 주에 편입되기 전 텍사스는 독립을 위해 멕시코와 전쟁을 벌인다. 알라모는 멕시코와 텍사스의 치열한 전쟁의 현장이다. 결국 187명이 전투에서 전멸한다. 이들의 희생과 용기는 '알라모를 기억하라'라는 정신적 슬로건이 되어 텍사스 혁명 전투를 승리로 이끈다.
그 알라모의 현장이 있는 샌안토니오다. 텍사스인들을 하나로 만들었던 알라모 전투, 잊지 않겠다는 '알라모' 정신이 깃든 곳이다. 독립을 위해 싸우다 전사한 희생자들을 생각하니 만감이 교차한다. 동학 농민운동, 3.1운동,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촛불시민운동 등 역사의 아픈 상처를 잊어서는 안 되는 우리이기 때문이다.
샌안토니오는 텍사스주 남부에 있는 휴스턴에 이어 2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다. 알라모의 요새가 있고, 전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을 것 같은 초식 동물의 천국이 있다. 40여 종이 넘는 동물 500여 마리가 광활한 대지 위에 서식하고 있다.
파란 하늘 아래 드넓게 펼쳐지는 초원, 샌안토니오 사파리다. 언뜻 보기에는 가을 날씨처럼 시원하고 화창해 보인다. 하지만 밖은 찜통더위다. 텍사스의 전형적인 하늘 모습이다. 몽실몽실 흰 구름이 한 폭의 수채화다.
사파리 입구에서다. 노부부가 자동차 창문을 열고 손짓한다. 그냥 지나가는 사람에게 하는 목례겠거니 했다. 그런데 미소를 가득 머금고 우릴 부른다. 봉지 3개를 건네준다. 호두과자인 줄 알았다. 동물에게 줄 사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