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인천 남동구 가천대 길병원 본관 로비에서 단식 농성 4일 차인 강수진 길병원 노조 지부장을 만났다.
김성욱
이날 오후, <오마이뉴스>가 단식 4일 차인 강 지부장을 만났다. 본관 로비에 은박 매트를 깔고 차린 그의 농성장엔 조그만 나무 책상 하나와 이불 더미가 전부였다. 책상 위엔 노동법 해설서와 책 '미움 받을 용기'가 놓여있었다. "노조가 자랑스럽다", "미안합니다. 건강 챙기세요" 등 간호사들의 응원 메시지가 적힌 공책도 보였다.
- 단식 농성 4일차다.
"더 이상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우리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탈퇴를 종용하고 있다는 정황을 알게 됐다. 주로 신입이나 저년차들을 면담하는 것으로 보인다. 간호사들 일상을 고려하면 근무시간에 몇십 분씩 불러내서 탈퇴 면담을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시간이 없어서 밥도 못 먹는 게 병원 노동자들이니까. 오죽하면 일하는 것보다 면담이 더 힘들다고 하더라. 심지어 '노조에 가입했다는 걸 너희 어머니도 아시니' 이런 얘길 듣는다는 조합원들도 있었다. 가슴이 너무 먹먹했다. 조합원을 지켜야겠다고 생각했다."
- 노조의 요구 사항은 뭔가.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다. 관련자 처벌도 해야 한다. 개인의 일탈이라고 말하기엔 너무 조직적이고 동시에 노조 탈퇴 공작이 일어나고 있다. 현재 병원과 단체 교섭이 진행 중이지만 이 상태로는 결코 정상적인 교섭을 할 수 없다. 길병원은 조속히 진상을 조사하고 부당노동행위를 한 직원들을 처벌해야 한다."
- 앞으로 계획은?
"현재 아직은 자율 교섭이 진행 중이다. 오는 5일 조정을 앞두고 있다. 우리는 줄곧 자율 타결을 원했고, 그렇게 밝혀왔다. 앞으로는 교섭하면서 뒤로는 노조원들에게 '노조를 탈퇴하지 않으면 휴가를 줄 수 없다'거나 '업무를 주지 않겠다'고 하고 '파업하면 대기 발령시키겠다'고 하는 게 말이 되나. 병원이 먼저 정식으로 사과하고 정상적인 교섭을 이어가길 바란다."
길병원 "민주노총 노조 탈퇴 공작? 사실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