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시 상동면 낙동강변 매리취수장.
권우성
"여기는 400만 부산광역시민의 식수원인 매리취수장입니다."
지난 8월 28일 오후에 찾아간 경남 김해 매리취수장에서 낙동강 탐사단을 맞은 것은 경고문이 적힌 입간판이었다. 여기에 적힌 '금지사항' 첫 번째 항목은 '하천에 폐기물, 유독물, 오수 분뇨 등의 오염물질을 버리는 행위'였다. 매리취수장 정문의 철제문은 자물쇠로 굳게 잠겨있고 사방은 철조망으로 단단히 둘러쳐 있었다.
하지만 철조망으로는 막지 못하는 게 있었다. 올여름에도 어김없이 낙동강에 창궐했던 녹조. 청산가리 100배에 달하는 독성을 지닌 것으로 알려진 마이크로시스틴을 함유한 '독'이었다. 철조망 사이로 보이는 매리취수장 취수구 앞, 가을장마로 며칠 전부터 비가 많이 내리고 있었다. 이날도 비가 흩뿌리고 있는데 녹조 제거용 물 분사기가 작동 중이었다.
"당시 책임 있는 시장이라면 식수 포기 선언을 해야 했습니다. 올해는 많은 비가 내려서 지난해처럼 녹조가 창궐하지는 않았지만, 일찍부터 녹조가 끼기 시작해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낙동강은 4대강 사업 때 만든 8개 보와 하굿둑에 가로막혀 온도가 조금만 오르면 녹조가 발생하는 호수 같은 하천으로 변한 겁니다."
이날 낙동강 탐사팀과 함께 매리취수장을 찾은 강호열 부산 맑은물범시민대책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의 말이다.
▲ 부산 상수원인 경남 김해시 매리취수장 ⓒ 권우성
이곳에서 취수한 물은 덕산정수장에서 고도정수 처리해 360만 명의 부산시민 60%에 공급된다. 침전 과정과 모래 또는 활성탄 여과 방식을 거쳐 정수된 물이 식수로 사용된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 이곳에는 녹조가 창궐해서 유해 남조류가 126만 셀/㎖에 달하자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취수를 중단하는 '블랙다운' 선언을 검토하기도 했다.
낙동강물 체류시간 10배 이상 증가
경상남도가 작성한 '2019년 녹조발생 예방 및 대응 추진계획'에 따르면, 8개 보 설치 후 낙동강의 흐름이 10배 이상 느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강물 체류시간은 △상주보 17.8배(보 설치 전 0.4일→설치 후 7.1일) △낙단보 14.3배(0.6일→8.6일) △구미보 17.3배(0.8일→13.8일) △칠곡보 19.2배(1.1일→21.1일) △강정보 19.1배(1.1일→21일) △달성보 10.3배(0.9일→9.3일) △합천보 4.7배(2.2일→10.3일) △함안보 5.2배(1.7일→8.9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