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희자 낙동강경남네트워크 공동집행위원장.
권우성
현장에서 만난 낙동강네트워크 임희자 공동집행위원장은 "녹조가 보이지만 오늘은 아주 양호한 상태"라며 "평상시 이 일대는 녹조가 쫙 갈려 있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실제 취수구 시설 위엔 고압으로 물을 분사해 녹조 유입을 방지하는 '수류분사장치(살수시설)'가 설치돼 있다. 평상시엔 강물 위 녹조를 분산시키기 위해 3대의 수차가 요란한 굉음을 울리며 가동되고 있다는 게 임 위원장의 말이다.
매년 되풀이 되는 녹조 전쟁
기온이 상승하는 5월부터 가을까지 낙동강 취·정수장 관계자들은 '녹조와의 전쟁'을 치른다. 정확히는 녹조 속 독성을 지닌 유해 남조류와의 전쟁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조류경보제'를 운영하고 있다. 물환경보전법 상 상수원 구간에서 2회 연속 유해 남조류 세포가 mL 당 1000개 이상이면 '관심', 1만 개 이상이면 '경보', 100만 개 이상이면 '조류 대발생' 단계가 발령된다.
환경부는 우리나라 유해 남조류로 마이크로시스티스, 아나베나, 오실라토리아, 아퍼니조메논 4종류를 지정하고 있다. 식물플랑크톤인 남조류는 다른 조류와 달리 대부분 세포 내 공기주머니가 있어 상하 수직 이동한다. 대량 증식할 경우 바람에 따라 강변에 모이면서 수 시간에서 수 주 동안 강물 위에 페인트를 풀어 놓은 것처럼 두터운 층을 형성한다.
4대강사업 이후 강물 체류 시간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경남도청 자료에 따르면, 낙동강 8개 보 설치 전후 일일 평균 체류 시간은 ▲ 상주보 0.4→7.1(17.8배) ▲ 낙단보 0.6→8.6(14.3배) ▲ 구미보 0.8→13.8(17.3배) ▲ 칠곡보 1.1→21.1(19.2배) ▲ 강정보1.1→21.0(19.1배) ▲ 달성보 0.9→9.3(10.3배) ▲ 합천창녕보 2.2→10.3(4.7배) ▲ 창녕함안보 1.7→8.9(5.2배)로 평균 약 10배 이상 증가했다.
체류 시간 증가에 따라 유해 남조류 개체 수도 증가했다. 2017년 7월 칠서취수장 상류 3km 지점 유해 남조류 개체 수는 mL 당 5만226개였으나, 2018년 8월에는 12만999개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8월 22일 합천창녕보 상류 500m 지점 유해 남조류 개체 수는 126만 개로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 때문에 낙동강 최하류 부산 취·정수장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지난해 부산 덕산정수장이 비공개로 작성한 '남조류 장기유입 관련 정수처리 장애 요인 및 대책 보고서'에 따르면, 4대강사업 전인 2007년 7~8월 평균 물금취수장 유입 마이크로시스티스 개체 수는 7100개였는데, 2018년에는 4만 7343개로 6.7배로 크게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