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하멜이 조선을 탈출했을 당시 위치에는 하멜을 기리는 전시관과 그의 이름을 딴 등대가 세워져 있다.
김이삭
유럽에 조선을 알린 하멜을 기리기 위해 세운 등대
어느 항에나 오가는 선박을 위해 등대가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여수 구항에 있는 등대는 특별합니다. 바로 네덜란드인 헨드릭 하멜을 기리기 위한 등대이기 때문입니다.
이곳 여수와 헨드릭 하멜은 아무런 연관성이 없어보이지만, 사실 어느 정도 연관성이 존재합니다. 1653년 하멜이 탑승했던 네덜란드 상선 스페르베르호는 제주도에서 폭풍을 만나 표착했는데요, 이 때 하멜을 포함한 생존자들은 한양으로 압송돼 효종의 친위대가 됩니다. 허나 모종의 이유로 인해 강진의 전라병영에 유배되기도 했지만, 이후 전라좌수영이 있는 여수로 이동한 하멜은 1666년 만반의 준비를 마친 뒤 여수를 탈출하여 네덜란드로 귀환합니다.
이렇게 우여곡절을 거쳐 조선을 탈출했던 하멜은 고국으로 돌아와 자신이 근무했던 동인도회사에 임금 지급을 요청하기 위해 조선에서 있었던 13년간의 일과 조선에서 보고 듣고 느꼈던 것들을 기록합니다. 이것이 유럽에 조선이라는 나라를 처음으로 알리게 된 '하멜 표류기'인 것입니다.
이를 기리기 위해 하멜이 여수를 떠났던 자리에는 하멜전시관이 세워져서 하멜의 동상과 함께 한국과 네덜란드의 우호의 장으로 남아있고, 그 근처 방파제에는 하멜의 이름을 딴 등대인 '하멜등대'가 위치해 있습니다. 이 등대는 지금도 바다를 오가는 선박들의 등불이 되어줌과 동시에 여수를 찾아오는 관광객들의 포토존으로 자리잡고 있는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