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 샌드백 전' 열리는 '갤러리현대' 앞 대형 전시홍보 포스터
김형순
갤러리현대는 내년 50주년을 앞두고 '프레드 샌드백 오방색' 전을 연다. 프레드 샌드백(Fred Sandback 1943~2003)은 브롱즈빌에서 태어난 미국작가로 예일대 철학과를 마치고 대학원에서 조각을 공부했다. 독일어에 능통한 조각가라니 흥미롭다. 상업미술가인 부친과 어려서 여러 곳을 다닌 영향인지 그는 북극 여행까지 감행한 탐험가다.
그의 이번 서울전이 특별한 건 한국에서 처음 공개되는 작품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서울에서 그의 작품과 판화가 일부 소개됐으나 이번처럼 초기작부터 후기작까지 고루 작품을 소개하기는 처음이다. 그래서 회고전 성격을 띤다. 게다가 그의 전성기 시절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조각에 대해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그의 예술은 '최소의 것으로 최대의 것'을 표현하는 '미니멀리즘' 계열로 볼 수 있다. 이런 배경에는 당시 미국에서 이 분야의 창시자인 1928년생 '도널드 저드', 1931년생 '로버트 모리스', 1933년생 '댄 플래빈' 같은 내로라하는 선배작가가 있었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그를 단지 미니멀한 작가로만 볼 수는 없다. 독보적 세계를 갖춘 개념미술가로 봐야 타당하다. 그러나 관객이 그의 천재성을 예술품으로 보는 게 쉽지는 않다. 1950년대 말 이런 작품이 발표된 건 유례가 없다. 유명미술관에는 그의 작품이 두루 소장되는 이유다.
최소의 선으로 최대의 공간 창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