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윤 시인은 사진전을 두번이나 열었다. 섬에 대한 편견을 깨고 싶어서다.
강제윤
"섬에 응급의료센터를 만드는 일이 우선, 여객선 공영제 추진 시급"
- 서울과 통영에서 두 번째 섬 사진전인 <당신에게 섬>을 열었다.
"2015년 <섬나라 한국> 전을 열었을 때는 섬의 화사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려 했었다. 섬에 대해 어둡고, 폐쇄적이고, 때론 공포스럽기까지 한 공간이라는 편견이 지배하고 있었기에 이를 깨고 싶었다.
몇 년 사이 언론방송 매체를 통해 섬이 여행지로 부각되면서 그런 편견은 많이 깨졌다. 그래서 이번 사진전에서는 섬 사람과 섬의 생활 문화를 부각시키고자 했다. 섬 또한 육지와 다름없이 우리 부모, 형제, 자매들이 사는 땅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 여전히 섬사람들을 외계인 보듯이 하는 사회적 편견이 있기에 이를 깨고 싶었다."
- 섬연구소 소장으로서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섬의 문제는 무엇인가.
"의료혜택 부족과 교통 불편 해소다. 먼 바다 거점 섬에 응급 의료 센터를 만드는 일이 우선이고, 여객선 공영제 추진이 그 다음 시급한 일이다.
몇 달 전 흑산도에서 심야에 교통사고 환자가 발생했었다. 그런데 헬기는 뜰 수 없고 목포에서 경비정이 오려면 4~5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수소문 끝에 인근을 지나던 배의 도움을 받아 목포의 병원까지 이송했다. 사고가 발생하고 무려 6시간이 지난 뒤에야 응급환자가 병원으로 이송된 것이다. 더 위중한 환자였다면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육지라면 어렵지 않게 살릴 수 있는 목숨이 섬이라서 살릴 수 없는 경우가 과거에는 비일비재했다. 지금이라고 다르지 않다. 그래서 섬에 무엇보다 절실한 것이 응급 의료 시설이다. 관광시설보다 우선해야 할 것이 응급 의료 시설이다. 특히 흑산도, 거문도, 백령도, 울릉도 같은 먼 바다의 주요 섬들에는 반드시 응급 의료 센터가 만들어져야 한다. 국민의 생명이 걸린 일이다."
- 어떤 의사가 그 먼 섬까지 가서 근무하겠나 하는 우려가 있다.
"아프리카나 히말라야 오지 같은 곳을 찾아다니며 의료 봉사를 하는 훌륭한 의사들도 적지 않다. 그분들이 한국의 섬이라고 마다할 이유가 있겠는가. 예산만 충분히 확보된다면 그분들을 모시는 일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정부는 시급히 거점 섬의 응급 의료 센터 설립을 추진해야 한다. 어촌 뉴딜의 방파제나 관광시설 공사보다 시급한 것이 응급 의료 센터 구축이다."
-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가 '여객선 공영제'를 공약하는 데 일조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섬 주민들의 교통 불편 해소를 위해 줄기차게 여객선 공영제 실시를 주장해왔다. 그래서 지난 대선 때는 캠프 책임자들을 설득해 문재인 후보의 공약으로 여객선 공영제를 관철 시켰다. 하지만 정부 출범 뒤 공약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섬으로 가는 길은 더욱 어려워졌고 여객선의 안전은 개선된 것이 거의 없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재발 방지다. 가장 확실한 재발 방지 대책은 여객선 공영제다. 작은 사고로도 대형 참사를 불러올 수 있는 것이 여객선 사고다. 여객선의 안전을 국가에서 직접 관리할 수 있는 여객선 공영제가 절실한 것은 그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