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상회 전경 모습
박경미
상회로 변신한 대포집
7년간 운영해오던 아미띠에를 정리했지만, 아미띠에를 통해 지역민들이 활발하게 소통할 수 있는 문화교류의 장을 만들고 싶다는 그의 꿈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약 3년간의 휴식기를 보낸 뒤 그는 다시 꿈을 이루고자 지난 8일 면천면 성상리에 진달래 상회를 문을 열었다.
윤 화가는 지난 5월 면천읍성안 그 미술관에서 전시를 개최했던 것을 계기로 면천과 인연을 맺었다. 그 전까지 면천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는 그는 그렇게 이곳을 오가며 동네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고. 그렇게 면천을 오가다 어느 날 빈 집을 발견했다.
"바로 옆에 자리한 책방 <오래된 미래>가 60여 년 전에 지어졌다고 하는데, 이 집은 그보다 더 오래됐다고 하더라고요. 비어있던 이 집에는 얼마 전까지 할머니가 살고 있었어요. 이곳에서 할머니는 '희망집'이라는 이름으로 막걸리를 파는 대포집을 운영했다고 해요."
'나'빼고 다 파는 상회
동네주민들의 사랑방이었을 희망집은 윤 화가의 손길 아래 진달래 상회로 변해갔다. 한 달 내내 직접 공간을 꾸몄다는 그는 최대한 집의 구조를 유지하고자 했다. 지붕의 서까래를 그대로 유지하고, 직접 바니쉬를 칠해 감성을 살렸다. 연탄방으로 쓰였던 방은 자그마한 주방으로 탈바꿈했고, 할머니의 방은 저닛 공간이 됐다.
완성된 공간에는 윤 화가가 오랫동안 모아왔던 물건들이 자리 잡았다. 그의 소장품부터 작가들에게 의뢰한 작품, 도매상가에서 구입해온 제품까지 다양한 물건들이 전시돼 있다. 그는 "진달래 상회는 '나'빼고 다 판다"며 "머리핀, 도마, 가방, 접시, 장식품, 쿠션 커버 등 다양한 물건들을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곳은 '이야기'가 있는 상회다. 72세의 할머니가 바느질로 만든 패브릭 가방,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어린이가 이름 지은 사자 인형, 40년 된 엔틱 가구… 윤 화가의 추억이 담겼고, 작가의 이야기가 담긴 물건들은 진달래 상회를 찾는 손님들을 포근히 반긴다.
그는 "진달래 상회가 많은 사람들에게 따듯한 이야기가 있는 공간으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문화의 거리, 문화마을
진달래 상회에서 골정지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면 책방 <오래된 미래>와 면천읍성 안 그 미술관을 만날 수 있다. 서점과 미술관 모두 면천지역에 새로운 문화예술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윤 화가는 "진달래 상회부터 책방과 미술관으로 이어진 길이 문화의 거리가 되길 바란다"며 바람을 전했다. 그는 "진달래 상회가 문화예술의 장으로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면서 "이 거리가 문화의 거리가 되고, 마을 전체가 문화 마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서 윤 화가는 진달래 상회를 통해 다양한 꿈들을 구상하고 있다. 상회에 전시된 작품의 작가를 초청해 사람들과 서로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거나, 주제를 정해 사람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는 시간을 만드는 등, 그의 상상의 나래가 마음껏 펼쳐질 진달래 상회는 오늘도 새로운 손님들과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윤미경 서양화가는
- 서울 출생
- (사)한국미술협회 당진지부 및 당진설치미술협회 회원
- 현 화성그리미 회장
- 전 필리핀 평화의집 후원회장
〉〉진달래상회는
■운영시간 : 오전 10시30분~오후 8시 (월요일 휴무)
■위치 : 면천면 동문1길 6 (구 면천초 맞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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