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숙 환경운동가망원시장 '카페M' 테라스에서
녹색전환연구소
- 환경운동을 오랫동안 해왔다. 요즘 주력하는 활동은 무엇인가?
"주로 플라스틱이나 유해물질 관련된 활동들을 하는 편이다. 그렇다고 따로 주력활동으로 정해놓고 하는 건 아니다. 그때마다 이슈에 따라 게릴라처럼 협력하고 있다.
그동안 환경단체(여성환경연대) 소속으로 13년간 일했고, 지금은 단체를 나와 개인으로 활동한 지 2년 차다. 현재는 망원시장에서 '카페M'을 주축으로 장바구니 대여서비스 '알맹'과 이를 시행하는 주체인 시장주민들의 모임 '알짜'를 조직하고 지원하는 활동이 하나 있고, '카페M'에서는 무인 세제리필샵도 운영 중이다. '쓰레기덕질'이라고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활동하는 사람들의 모임에서 일회용컵 보증금문제를 안건으로 대중의 관심을 촉구하는 '플라스틱컵 어택' 활동 등을 하는 중이다. 이렇게 계속 상시적으로 하는 활동들이 있고, 이와 별개로 한시적으로 하는 활동들도 있다.
9월까지 화장품과 세제의 미세플라스틱 성분 쓰임에 대한 보고서 작업이 하나 있고, 또 9월에 플라스틱 관련한 책이 나올 예정이다. 집에서 열심히 초고를 쓰는 중이다. 그밖에 임금노동자로 반상근 업무도 한다. 납페인트 관련한 단체에서 페인트에 포함된 납의 수치를 규제하기 위한 연구조사 업무를 함께 하고 있다."
- 굉장히 많은 일을 하는 것 같은데 안 힘든가?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니까 정신 없고 바쁜 건 맞다. 큰 틀에서는 모두 같은 주제이고 좋아서 하는 일이라 힘들다는 생각은 안 드는데, 워라벨(Work and Life Balance)은 확실히 깨졌다. 주 3일 반상근으로 일하니까 3일만 정해진 일을 하고 나머지 시간은 자유롭게 쓰지 않냐고 부러워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자기주도성을 갖고 시간을 배분하기가 참 쉽지 않더라.
무엇보다 찾아와서 만나고 싶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위에 열거한 업무 말고도 인터뷰나 만남을 요청하는 일들이 많다 보니 바빠졌다. 큰 언론사든 작은 언론사든, 개인이건 다수이건, 요청이 들어오면 거의 만나는 편이다. 환경운동에 관심을 가져주는 그 마음이 고마워서. 예를 들어, 울산에서 전통시장 바꿔보고 싶다고 온다는데 그걸 어떻게 안 만나겠나. '알맹' 같은 경우는 나 대신 다른 '알짜'들이 인터뷰도 하고 대외활동을 하면 좋겠지만 우리 알짜들이 아직 부끄럼이 많다.(웃음) '알짜' 개개인이 더 목소리를 높일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원하는 일 역시 내겐 중요한 활동이다.
원래는 엄청 내향적인 성격에 집순이다. 가장 행복할 때도 집에서 같이 사는 친구와 함께 직접 한 요리를 먹으며 음악 틀어 놓고 만화책과 뒹굴거리는 것이다. 요즘 너무 시간이 없어서 이런 걸 못하고 있다. 아무리 좋아서 하는 일이라도 6개월간 하루도 쉬지 못하고 매여 있다 보면 '내가 미쳤나?' 이런 생각이 수시로 들기도 한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