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크 조각의 거장인 베르니니에 의해 완성된 '발다키노' 모습
한정환
발다키노는 해마다 성탄 미사 때 TV 화면으로 많이 본 모습이다. 엄청나게 높은 청동의 기둥과 지붕으로 둘러싸여 있다. 지붕을 받치고 있는 네 개의 나선형 기둥은 우르바누스 8세를 상징하는 올리브 잎을 휘감아 장식했다. 기둥 받침대에는 우르바누스 8세를 위해 그의 문양을 새겨 넣었다. 지붕에는 네 명의 천사가 꽃으로 만든 화관을 들어 올리는 모습을 하고 있다.
높은 청동 기둥에 대한 일화가 전해진다. 발다키노에 쏟아부을 청동이 모자라자 기둥 안은 석회석 등을 개어서 쏟아부었다고 한다. 그래도 부족하자 하는 수없이 판테온 천장에 있는 청동을 모두 뜯어내어 만들었다. 판테온에 있는 청동을 뜯자 로마 시민들이 몰려가 교황에게 거세게 항의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중앙 제대 뒤쪽 부분에 자리 잡은 베드로의 의자는 참나무 조각들을 모아 상아로 장식해 만들었다. 베르니니가 그 의자 위에 청동으로 장식을 더했다. 타원형의 창 안에는 성령을 상징하는 비둘기가 하늘에서 내려오는 장면이 새겨져 있다. 비둘기 주변으로 열두 부분으로 나누어진 스테인드 클래스는 예수의 12제자를 의미한다.
대성당 지하 무덤 출구 앞에는 오른쪽 발이 유난히 닳아있는 청동좌상을 볼 수 있다. 아르놀포 디 캄비오(Arnolfo di Cambio)가 제작한 베드로 성인의 청동좌상이다. 그의 발을 만지면 죄를 용서받고 복을 얻는다는 전설이 생겨나 많은 사람들이 만지고 지나간다. 하지만 만지는 게 아니고 발에 입맞춤을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한다.
입구 왼쪽에 베르니의 마지막 작품으로 1678년에 완성된 교황 알렉산데르 7세 기념비 조각 작품도 있다. 중앙에 교황 알렉산데르 7세가 무릎을 꿇고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며 마지막 기도를 하고 있다. 주변에는 네 여인의 석상이 자리 잡고 있는데 이들은 각각 정의, 현명, 사랑, 진실을 상징한다.
이들 중 왼쪽에 아이를 안고 있는 여인은 사랑을, 영국의 성공회를 저지한다는 교황의 의도를 담고, 오른쪽 지구본에 발을 올리고 있는 여인은 진실을 상징한다. 기념비 아래에는 해골이 있는데, 해골이 들고 있는 것은 모래시계다. 모래시계는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발다키노 위 천장에 있는 큐폴라는 미켈란젤로가 죽은 지 23년이 지난 후 제자들에 의해서 완성되었다. 돔 내부는 화려한 프레스코화로 장식되었다. 돔의 안쪽 지름이 42m로 엄청나게 크다. 이중구조로 된 이 큐폴라에 오르면 열쇠 모양을 형상화하고 있는 성 베드로 광장과 로마 시내로 이어진 길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성 베드로 광장
성 베드로 광장은 낯이 많이 익은 곳 같다. 왜냐하면 해마다 크리스마스 때면 성탄 미사를 TV를 통해 중계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