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림지 물빛이 주변에 있는 풀빛과 구별되지 않을 정도로 녹조가 확산했다.
<무한정보> 김동근
충남 예산지역 농촌은 지금 벼이삭 패는 소리가 한창이다. 곧 다가올 가을에 수확하는 중만생품종이 출수를 하고 있는 중이어서, 가장 많은 물을 필요로 하는 시기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저수지서 내려 보내는 농업용수를 가둬 논이 마르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사방을 둘러보면 누군가 일부러 물감을 풀어놓은 것 같이 온통 진녹색이다. "이 물로 농사를 지으라니…" 농민들의 입에서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는 지경이다.
해마다 녹조현상이 되풀이되는 충남 예산군 봉산면 봉림리 봉림저수지 얘기다. 봉림지는 유효저수량 205만4000톤, 몽리구역이 265.6㏊(80만3440평)에 이르지만 전체 수면에 남조류가 퍼져 군내 저수지 가운데 녹조가 제일 심각한 곳으로 꼽히고 있다.
한 주민은 "봉림지에서 공급하는 농업용수를 대면 논에서도 녹조가 보인다"며 "한해 농사를 결정하는 출수기다. 혹여나 작황에 악영향을 미치는 게 아닌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한국농어촌공사 예산지사는 그 이유로 상류지역 과수원과 축사 등에서 유입되는 질소질 오폐수와 낮은 저수율(9일 기준 52.5%), 고온 등을 지목했다.
그러나 관리 부실이 또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토록 상황이 악화될 때까지 올해 들어 단 한차례도 녹조제거제를 살포하지 않았고, 지난해 이곳에 투입했던 녹조제거선을 예당저수지로 옮겨 배치했다. 또 가뜩이나 녹조가 미관을 해치는데 더해 파손된 좌대 10여개가 수변 곳곳을 흉물스럽게 차지하고 있으며, 기름을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보트는 침몰된 채 방치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