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뇨등오름 능선에 계뇨등이 한장 꽃을 피우고 있다.
신병철
능선을 걷다가 계뇨등을 만났다. 아내에게 냄새를 맡아보라고 한다. 아직은 별로 냄새가 심하지 않나 보다. 닭똥 냄새가 나기 때문에 이름이 계뇨등이 되었다. 열매가 익을 때 쯤이면 구린내가 좀 나는 식물이다.
계뇨등이라 알려줘도 아내는 잘 믿지 않는다. 몇 년 전에 지리산 정상에서 바위 위에 핀 이름 모르는 노란 꽃을 '암상황화'라고 하고, 잎 위에 하얀 꽃을 피우는 산딸나무 꽃을 '엽상화'라고 말해서 완전히 속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진짜 이름인 줄로 믿었다가 나중에사 엉터리임을 알고 난 다음부터 내가 말하는 식물이름은 믿지 않는다. 그래도 계뇨등은 반쯤은 믿는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