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기자의 총투자수익률은 -7.94%였다.
조선혜
매일 오전 9시마다 초조했다. 주식시장이 열리는 그 순간, 투자했던 모든 종목의 주가가 어김없이 새파랗게 질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주가는 항상 하락했다. 수익률 앞에는 언제나 마이너스(-) 부호가 붙었다.
증권사 보고서의 '헛다리'를 드러내겠다는 장대한 목표를 가지고 투자에 나섰던 기자는 매일 처참한 수익률을 넋 놓고 바라봐야만 했다. 객관적으로 분석하려면 다른 투자정보를 참고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서였다. '증권사 추천을 따르면 투자수익률이 별로'라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결과가 나와 기쁘면서도, 떨어지는 주가를 바라볼 때면 가슴이 쓰렸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매번 심란했다.
지난달 24일 네이버에 올라온 증권사 보고서들만 참고해 첫 투자에 나선 이후 거의 매일 파랑이(주가하락 표시를 다소 귀엽게 부르는 말)를 마주했다. 첫날 -0.30%였던 LG디스플레이 수익률은 2일 현재 -17.32%로 엄청나게 미끄러졌다. 이 종목으로만 2850원을 잃었다.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었다. 이번엔 혹시 다르지 않을까 하는 실낱 같은 희망을 안고 다음 투자종목을 찾았다. 지난 29일 네이버 종목분석 게시판에선 하나금융지주가 '핫'했다. 모두 30개 보고서 중에 하나금융지주와 SK이노베이션이 각각 4개로 가장 많았는데, 후자의 경우 보고서의 제목이 썩 좋지 않았다. 가령 이런 식이다. '아직까진 조심스러움', '연말 배당, 예상치에 부합할 수 있을까?' 등등.
"매수하지 않을 이유 없다"는 증권사
그렇지만 하나금융지주는 달랐다. 미래에셋대우는 '자체 펀더멘털(기초여건)을 봐서는 매수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했고, 교보증권은 '당기순이익 20.6% 증가하는 양호한 모습 기록'이라고 평했다. 하나금융투자도 '빛나는 핵심이익 개선과 주주환원 의지 엿보인 중간배당'이라고 극찬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만이 홀로 '비용관리 중요도 높아질 전망'이라는 제목을 달았지만 "(회사가) 중간배당 500원을 결의했으며 양호한 실적을 감안하면 높은 배당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무난한 평가를 내렸다.
그건 사실이었다. 지난달 28일 하나금융지주 이사회는 주당 중간배당액을 2018년보다 100원 많은 500원으로 결정했다. 배당을 많이 해주면 투자자가 몰릴 것이고, 이는 주가가 오를 수 있는 '호재'였다. 하나금융투자도 "기대 배당수익률은 5.9%로 6%에 근접하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은행 중 가장 높을 전망"이라며 "높은 배당으로 배당매력 측면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사들은 하나금융지주가 지난 2분기(4~6월) 좋은 실적을 낸 것에 주목했다. 하나금융투자는 "2분기 순익은 전년동기대비 3.8% 증가한 6580억 원으로 컨센서스(증권사 평균전망)와 우리 예상치에 거의 부합했다"고 했다. 이어 하나금투는 "수수료이익 등이 대폭 증가하는 등 은행의 체력을 나타내는 핵심이익이 2조원을 넘어설 만큼 탁월한 실적을 시현했다"고 밝혔다.
이베스트투자증권는 "2분기 순이익은 6584억 원으로 시장예상치에 부합하며 연환산 자기자본이익률(ROE) 9.6%의 고수익을 시현했다"며 "핵심이익(이자이익+수수료이익)이 전분기대비 3.3% 증가한데다 비용부담이 낮게 유지된 점이 호실적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