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호 주변 낙타 등 코스를 달리는 청소년들
이윤기
"난 자전거 타고 하늘로 올라가는 줄 알았다"
오후 라이딩 마지막 구간을 달릴 때 자전거를 타고 빼재 터널 구간을 오르던 참가자 한 명은 "오늘 자전거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는 줄 알았다" "정말 힘들었다"고 하더군요. 속도계에 찍힌 숫자만 하늘을 향해 올라간 것이 아니라 몸도 마음도 하늘로 올라가는 느낌이었던 겁니다.
빼재 터널이 생기면서 거창에서 무주로 가는 길이 훨씬 빨라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차로 가도 가파르고 꼬불꼬불한 오르막길입니다. 그런 고갯길을 전문 라이더가 아닌 보통 자전거 좀 좋아하는 평범한 청소년들이 온전히 두 다리 힘으로 자전거를 타고 넘었으니 대단한 일이지요.
사실 의령~무주 구간에는 빼재 터널(신풍령)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의령에서 무주까지 오는 동안 해발 212m 아홉사리재와 해발 331m 마령재도 넘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합천 호수를 따라 거창읍으로 가는 길은 낙타 등을 타는 것처럼 크고 작은 오르막과 내리막길이 이어졌습니다.
청소년들의 라이딩을 돕는 실무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빼재 터널을 넘는 것보다 더 힘들었던 구간이 합천호를 따라 거창으로 나오는 길과 거창 읍내에서 빼재 터널까지 가는 긴 오르막 구간이었다고 하더군요.
자동차로 코스 답사를 하면서 합천호를 바라보면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를 탈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했는데, 현실은 뜨거운 태양 아래 낙타 등을 오르내리는 것이 되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