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북한 발사체 브리핑(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북한이 동해상으로 미상의 발사체 2발을 발사한 25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최현수 대변인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9.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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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5일 새벽 호도 반도에서 단거리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지난 5월 9일 이른바 '서부전선 화력타격훈련'을 통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후 78일 만이다.
당초 지난 6월 30일 김정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판문점 회담 이후 북미는 곧 실무회담을 재개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2~3주 안에 재개될 거라고 했던 실무회담은 지금껏 열리지 않고 있다. 또 북미 대화의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던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담에 북한이 불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간 회담도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왜 지금 시점에 미사일을 발사했을까? 전문가들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오는 8월 예정되어 있는 한미 연합군사연습에 대한 반발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앞으로 재개될 북미 실무협상을 앞두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의도가 짙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 평가다.
"훈련 중지 안 하면 8월 중순까지 북미 관계 진전 어려워"
구갑우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한반도 프로세스를 가능케 한 가장 기본적인 규범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중국이 북핵 문제의 해법으로 주장해온 '쌍중단'(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훈련 동시 중단)이 '최소 규범'이라고 지적했다.
구 교수는 "북측 주장은 지난 6.30 판문점 회동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약속했다는 것"이라며 "우리도 연합훈련 중지 약속을 안 지켜서 북한이 반발할 여지를 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구 교수는 "남북이 모두 약속을 지켜야 하는데, 만약 (8월에 실시될) 한미연합훈련이 중단되지 않는다면 (훈련이 끝나는) 8월 중순까지는 북미 관계 진전을 바라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16일 외무성 대변인과 기자문답 형식으로 다음 달 실시될 예정인 한미 연합위기관리연습이 "북미실무협상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한미연합훈련과 실무협상을 연계시킬 것임을 밝힌 바 있다.
당초 한미연합연습은 다음 달 초부터 약 3주간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연합연습을 실무회담에 응하지 않는 명분으로 삼고 있어, 훈련이 예정대로 실시된다면 최소한 훈련 종료 때까지는 북한이 실무협상에 나서지 않을 거란 게 구 교수의 분석이다.
권용수 전 국방대학교 교수 역시 북한의 미사일 발사의 목적이 한미연합훈련을 중단시키는 데 있다고 봤다.
권 전 교수는 "다음 달 실시되는 19-2 동맹 연습을 중단시키는 것이 북한의 의도"라면서 "대북 쌀 지원 거부나 최근 김정은 위원장의 잠수함 공개 시찰도 다 같은 맥락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이 고도가 50여Km라면 지난 5월에 쏜 미사일과 비슷하다"면서 "만약 동일 기종이라면, 미사일의 정확한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보완할 점을 찾으려는 목적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