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트를 든 자화상 1890년 뷔를레 컬렉션 스위스뷔를레 컬렉션 스위스
뷔를레 컬렉션 스위스
세잔의 삶은 특별한 사건이 없었던 굴곡 없던 삶이었습니다. 오직 그림 그리는 일에만 몰두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가족 관계, 친구 관계에서 독특한 단면이 드러납니다. 그의 부모는 정식으로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세잔을 낳았습니다.
세잔은 화가의 길을 가기로 목표를 정한 후, 파리와 그의 고향 엑스 앙 프로방스를 오가는 것을 반복합니다. 애인과의 사이에 아들을 낳았지만, 부모에게 오랜 기간 숨겼습니다. 엑스와 파리, 에스타크, 퐁투아즈, 오베르 쉬르 우아즈를 오가며 가족과 이별과 재회를 거듭합니다. 이것은 모두 자신만의 회화 기법을 찾는 것에 몰두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특이한 말투에 커다란 체구, 세련되지 않은 행동으로 친구가 거의 없었지만, 에밀 졸라와 카미유 피사로와는 특별한 교감을 나누었습니다. 졸라와는 어린 시절의 각별한 교우 관계 이후 평생의 친구라 할 만큼 깊고 오랜 교감과 친밀감을 나누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동급생에게 시달리는 졸라를 세잔이 보호하였고, 그에 대한 고마움의 표현으로 졸라가 세잔에게 사과를 한 바구니 가져와 주었다는 일화는 유명합니다. 세잔의 정물화와 다른 그림에 등장하는 사과에 대한 그의 집착이 그 이유인지 확인할 방법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졸라와의 특별한 우정과 교감을 생각하면, 이러한 일화가 전하는 의미는 예사롭지 않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