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수석이 죽창가조국 수석이 현 시국을 죽창가를 가져와 비유한 것임.
조국 페이스북
죽창(竹槍)은 대나무로 만든 창이다. 변변한 무기가 없던 동학농민군이 들었던 무기이자 평등과 반외세 구호를 단 기였다. 그러나 당시 '죽창가'를 부른 것은 아니다. 죽창가는 김남주 시인의 '노래'라는 시에서 가사를 가져와 만든 곡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동학농민군이 불렀던 노래는 4음보 율격을 갖춘 '새야 새야'다. 민요는 같이 노래 부르기도 하고 선창을 하고 후창을 하며 서로 마음을 나누는 노래다. '새야새야'는 문학교과서나 역사교과서에 소개되어 웬만한 사람이면 아는 민요다. '새야새야'의 소재는 모두 상징성이 있다. 해석에는 사소한 이견이 있지만, 새는 푸른 군복을 입은 외세(일본·청나라)를, 녹두꽃은 민중의 생명을, 녹두밭은 우리땅을 가리키는 것은 분명하다.
새야새야 파랑새야 녹두밭에 앉지마라
녹두꽃이 떨어지면 청포장수 울고간다
새야새야 파랑새야 녹두밭에 앉은새야
녹두꽃이 떨어지면 부지깽이 매맞는다
새야새야 파랑새야 녹두밭에 앉은새야
아버지의 넋새보오 엄마죽은 넋이외다
새야새야 파랑새야 너는어이 널라왔니
솔잎댓잎 푸릇푸릇 봄철인가 널라왔지
노래
이 두메는 날라와 더불어
꽃이 되자 하네 꽃이
피어 눈물로 고여 발등에서 갈라지는
녹두꽃이 되자 하네
이 산골은 날라와 더불어
새가 되자 하네 새가
아랫녘 윗녘에서 울어예는
파랑새가 되자 하네
이 들판은 날라와 더불어
불이 되자 하네 불이
타는 들녘 어둠을 사르는
들불이 되자 하네
되자 하네 되고자 하네
다시 한 번 이 고을은
반란이 되자 하네
청송녹죽 가슴으로 꽂히는
죽창이 되자 하네 죽창이
시집 『사랑의 무기』 (창작과비평사, 1989)
'죽창가'는 조국 수석이 말했듯이 시인 김남주(1946~1994)의 시 '노래' 에 화가 김경주씨가 곡을 붙인 노래이다. 시 '노래'는 동학농민운동이 모티브다. 그 '노래'가 살아 있는 노래가 되어 1980년대 전두환 정권에 맞서 대학생들이 죽창가를 부르며 저항했다고 한다. 최근 3.1절 특별드라마였던 SBS드라마 '녹두꽃'에서 나오기도 했다. 안치환 씨가 부른 '녹두꽃(죽창가)'이 드라마에 삽입되어 비장미를 불러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