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미술관에서 만난 최하진 작가
박경미
놓을 수 없던 붓
어릴 때부터 그림에 관심이 많았던 최하진 일러스트레이터의 꿈은 만화가였다. 부모님(故 최원기·유상옥)은 공부를 곧잘 하던 딸이었기에 최 작가가 예술계통보다는 전문적인 직업을 갖기를 바랐다. 하지만 최 작가는 부모의 반대에도 틈 날 때마다, 몰래 그림을 그려왔다. 그런 딸의 모습에 아버지는 박기호 아미미술관장에게 딸이 그린 그림들을 보여줬다.
최 작가의 재능을 발견한 박 관장은 프랑스 유학을 권하며 최 작가의 활동을 지지했다. 박 관장의 제안에 아버지는 15살 딸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게 됐다. 그러나 그도 잠시 갑자기 아버지의 건강이 안 좋아지면서 상황은 또 변했다. 어머니 유상옥씨는 딸이 마음을 돌리기를 바랐다고 한다.
하지만 최 작가의 마음은 쉽게 변하지 않았다. 그로 인해 갈등도 있었지만 그는 붓을 놓을 수가 없었다. 프랑스로 유학을 가기로 했던 최 작가는 고등학교를 진학해 3년 동안 데생만 배웠다. 입시미술에 갇히지 않고 본인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기를 바랐던 박 관장의 조언 때문이었다.
프랑스로 유학 떠나
스무살이 된 최 작가는 파리의 남서쪽에 위치한 연안도시 앙제로 떠났다. 미리 프랑스어를 배워갔지만 실제 사용하는 언어와 많이 달랐다. 그래서 최 작가는 어학원에서 제일 낮은 레벨부터 다시 언어를 배워야만 했다.
최 작가는 앙제의 어학원에서 1년 6개월 간 프랑스어를 배우고 여기에 준비과정 1년을 더해 몽펠리에의 일러스트레이터 학교로 진학했다. 최 작가는 "당시 일러스트레이터에 관심을 가지면서 몽펠리에의 일러스트레이터 전문 학교로 진학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