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녹우당. 효종이 윤선도에게 하사한 것을, 1668년 해남으로 옮겨 다시 지었다.
이돈삼
녹우당은 해남윤씨 종가의 종택이다. 윤선도의 4대조, 윤두서의 7대조인 어초은 윤효정이 터를 잡았다. 효종이 윤선도에게 하사한 것을, 1668년 해남으로 옮겨 다시 지었다. ㄷ자형 집에 사랑채를 덧붙여 독특한 ㅁ자형 구조를 하고 있다. 전통 사대부 집에서 볼 수 있는 솟을대문도 멋스럽다. 명문가의 규율과 품격, 지조가 그대로 묻어나는 옛집이다. 사적(제167호)으로 지정돼 있다.
녹우당 앞에 수령 500년이 넘은 은행나무도 있다. 윤효정이 아들의 과거 합격을 기념해 심은 나무다. 가을날 노랗게 물든 은행잎으로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비 내리는 날 나무의 잎이 비처럼 떨어진다고 '녹우당(綠雨堂)'이라 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종가의 자존심은 사당에서 나온다고 했다. 나라에 큰 공을 세우거나, 학문과 덕이 높아 사당에서 영원히 제사를 지내도록 임금이 허락한 신위를 '불천위(不遷位)'라고 한다. 고산사당이 불천위 사당이다. 매년 음력 6월11일 윤선도에 대한 제사를 지낸다. 어초은사당에선 윤효정에 대한 시제사를 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