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핵희망국토도보순례단(단장 성원기 강원대 교수)'이 대전에 도착, 9일과 10일 이틀 동안 대전지역 도보순례를 진행한다. 사진은 9일 오전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성원기 교수.
오마이뉴스 장재완
9일 '탈핵희망국토도보순례단'이 대전에 도착해 이틀에 걸친 대전지역 순례를 시작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답 없는 핵폐기물을 어느 땅에 묻을 것이냐"며 "핵발전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탈핵희망국토도보순례단(단장 성원기 강원대 교수, 이하 탈핵순례단)은 지난 2013년 6월 6일 첫 도보순례를 시작한 이후 7년째 순례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는 6월 22일 부산 고리핵발전소에서 출발, 8월 24일 서울 광화문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순례단은 지난 7년 동안 385구간 7000km를 걸었다.
대전에는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전원자력연료,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등 핵관련 기관이 밀집해 있고, 연구용인 '하나로원자로'와 고준위·중저준위 핵폐기물이 쌓여있어 일명 '핵공단'이라 불린다. 탈핵단체들의 활동이 어느 곳보다 활발한 이유다.
탈핵순례단은 첫날 중구 대흥동 성당에서부터 대전시청까지 걸은 뒤, 대전시청에서 대전탈핵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후 유성구 유성성당까지 이동해 하루를 묵은 뒤, 10일 덕진동 한국원자력연구원까지 걷는다. 이곳에서 탈핵퍼포먼스를 진행한 뒤 대덕구 신탄진 성당까지 걷는다. 또한 이날 밤에는 유성구 반석역에서 '탈핵 버스킹'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은 환경을 노래하는 랩퍼 '그린그레이'의 공연으로 시작됐다. 그린그레이는 "핵보다는 해! 더욱더 사랑해, 핵보다는 바람! 더욱더 사랑해 ,핵보다는 당신! 더욱더 사랑해, 핵이 없는 미래! 더욱더 사랑해"라고 노래했고, 함께 한 탈핵순례단은 하늘을 가리키며 공연을 즐겼다.
이 자리에서 발언에 나선 대전YWCA 정혜원 부회장은 "욕망의 바벨탑을 쌓듯이 우리들의 오만으로 만들어 놓은 핵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우리는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통해서 알게 됐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30~40년 동안 우리는 '안전하다', '깨끗하다', '값이 싸다'는 거짓된 포장을 믿고 핵발전을 늘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전에는 고준위 핵폐기물인 핵연료봉이 1699봉, 4.2톤이나 쌓여있다"며 "진정 우리가 우리 아이들을 사랑한다면 10만년을 봉인해서 격리해야 하는 핵폐기물을 유산으로 물려줘서는 안 된다. 답이 없는 핵폐기물은 탈핵이 정답이다"라고 말했다.
또 성원기 탈핵순례단장은 여는 발언을 통해 "지난 7년 동안 7000km를 걷고 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어떻게 해서든 후쿠시마와 같은 핵사고는 막아야 한다는 신념 때문"이라며 "모든 핵발전소를 끄는 날이 핵사고 위험에서 벗어나는 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탈핵을 공약한 대통령이 당선됐지만 아직도 핵발전소 공사는 계속되고 있다. 부산 4기, 울진 2기 등 모두 6기의 핵발전소가 공사 중에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공사를 중단하고 탈핵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