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기사란 무엇인지 고민하며, 지역 언론의 새로운 상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윤미 기자.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일간지 기자는 보통 조간신문을 체크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고 한다. 윤미 기자가 발행하는 신문은 주간지라서 호흡이 긴 기사를 쓰게 된다고 한다. 일과가 궁금했다.
"일간지와는 다르게 주간지라서 기획기사나 아이템 취재기사 같은 호흡이 긴 기사를 쓰죠. 월요일은 어떤 취재를 할지 아이템 회의를 해요. 회사에 도착하면 이메일로 온 보도자료, 화성시 행사와 시장 스케줄을 확인해요. 취재원을 만나서 정보를 듣고, 취재처는 평균 하루 3명 이상 만나요.
오전에 만나고 같이 점심을 먹거나 오후에 한두 군데 취재처를 돌면서 흐름을 듣고, 어떤 취재를 하면 좋을지를 기획 하죠. 회사에 돌아가서 취재정보 보고를 하죠. 돌아다니면서 나왔던 정보나 취재원에게 들은 이슈는 회사에 보고하고, 취재가 완료됐으면 기사를 웹하드에 올려서 편집 기자한테 줘야 해요. 외근이 잦다 보니 근무시간은 자유로운 편이에요."
주간신문 특성상 마감 날 기사를 몰아 쓰는 경향이 있어서 기사 마감할 때가 제일 힘들다고 한다.
"기사의 특성상 취재를 한 명만 하는 것이 아니고 어떤 사안이 있으면 거기에 관계되는 많은 사람을 취재하면 할수록 기사의 팩트나 신뢰도가 높아져요. 그런데 각각의 사람마다 스케줄이 있기 때문에 일정 잡기가 힘들기도 해요. 사안이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면 주간지는 마감 날까지 취재해서 정보를 모은 다음 통합해서 기사를 쓰게 되니까 자꾸 늦어지는 거예요. 그래서 마감 날 닥쳐 기사를 쓰게 되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기사도 써야 하고 편집·교열도 봐야 하니 여러 업무가 하루 이틀 동안에 몰리니까 예민해지고 피를 말리는 것 같아서 항상 신문 마감하고 나면 토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머리를 풀로 가동하고 오랜 시간 집중을 해야 하고, 오탈자는 교열팀에서 잡아줘야 하는데 지역신문사는 그것을 할 수 있는 인력이 없잖아요. 그래서 1인 다역을 해야 하는 거죠. 끝나고 나면 너무 피곤해요."
마감이 끝나고 나면 소진이 클 것 같은데, 어떻게 만회하는지, 평상시 스트레스 해소방법을 물었는데 선뜻 술을 주로 먹는다고 했다. 마시고 나면 더 피곤한데도 말이다.
"전 애주가입니다. 마감하고 나면 동료 기자와 먹기도 하고 애인과 마시기도 해요. 편집국 동료들과 마시면 급하게 빨리 먹으니까 빨리 취해서 집에 보내어지죠(웃음). 요즘은 나이 좀 먹었다고 술 마신 다음 날 컨디션이 상당히 다르더라고요. 사실 운동을 좋아해서 수영, 달리기, 걷기를 주로 하는데 일주일에 3번 이상은 시간을 내려고 노력해요. 이것의 궁극적인 목표는 술을 먹기 위해서예요(웃음).
업무 특성상 사람을 많이 만나고 많은 이야기를 듣죠. 머리가 복잡하고 심신이 피곤할 때가 와요. 그럴 때 밖에 나가서 집 근처 천변 코스를 한 시간 정도 걷거나 뛰어요. 우울하고 불안했던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으면서 어떤 게 문제이고, 어떤 걸 가지치기해야 하는지 알게 되죠. 마음먹은 것과 행동이 같이 가진 않아서 문제지만."
기사가 사회적으로 변화를 만들어냈을 때, 문제점을 지적한 기사로 인해서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됐을 때, 보람을 느끼기도 하지만, 책임이나 부담을 느낄 때도 있다고 한다. 덧붙여 중립에 대한 도덕적 회의도 가지고 있었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에 대한 비위라든가 고발성 기사를 통해 결국 그 사람이 해직이나 해고를 당해 내부적으로 청소(?)됐을 때 보람도 느끼지만, 책임감도 느끼죠. 인간적으로 미안하기도 하고, 저 사람도 하나의 가장인데 직장을 잃게 만들지는 않았나 하는 부담감도 있어요.
기자나 언론은 치우치지 않고, 편파적이지 않게 중립을 지향하잖아요. 그런데 우리 사회구조가 그렇게 공평하지 않잖아요. 갑을관계처럼 힘이 쏠려있다는 거죠. 정치도 그렇고. 그러면 지역신문 기자로서 약자의 목소리를 듣고, 주목해서 기사를 쓰지 않으면 그들의 목소리가 묻히는데 어디에 중점을 맞춰야 하는가가 항상 고민이에요."
"예를 들어, 화성청소년상담사들이 계약해지 집회를 할 때 현장에 취재하러 가면 기자들이 거의 없어요. 현장에 많이 안 나와요. 그냥 보도자료 받고, 사진 받아서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말이죠. 그럴 때 가슴이 아파요. 나라도 가서 저 사람들의 목소리를 현장성 있게 전달하고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느껴질 때가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