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사는 친구들과 때마다 소소한 파티도 엽니다.
동네친구
안정적 주거 공간과 함께 성장의 기회도
셰어하우스는 방세 절감 효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혼자 살 때는 밤늦게 귀가하는 게 늘 부담이었던 청년들은, 셰어하우스에서 산 뒤로는 같이 사는 식구들에게 연락해서 정류장까지 나와 달라고 부탁도 할 수 있다.
장 볼 일이 있으면 시간 되는 식구들과 함께 다녀오고, 저녁은 삼삼오오 같이 차려 먹고, 간소한 이벤트나 모꼬지도 열어서 파티도 즐길 수 있다.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정착하기가 어려웠던 청년들이 셰어하우스에서 친구도 사귀고, 동네와도 친숙해지며, 합리적 가격에 안정적인 주거도 보장받게 되는 것이다.
물론 같이 사는 것이 늘 행복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청소가 잘 안 되거나 기본적인 생활 규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함께 사는 것은 곤욕스러운 짐이 되고 관계 때문에 오히려 피로감은 누적된다. 셰어하우스 '동네친구'는 기본적인 생활 규칙 가이드를 제시하고 방마다 방장을 세워 집집마다 각자의 약속을 정하도록 한다. 그럼에도 생활 규칙이 잘 안 지켜지는 경우에는, 6개월마다 한 번씩 입주 계약 갱신을 할 때 참고사항으로 체크하거나 계약을 종료하는 것으로 원칙을 세웠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퇴소나 계약 만료 같은 제재를 취한 적은 없었다.
동네친구는 입주자 인터뷰를 꼭 대면 인터뷰로 진행한다. 함께 지내는 이들과 어울릴 생각이 없으면 셰어하우스에 입주하는 게 곤란하다는 이야기를 꼭 나눈다.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는 하고 들어오는 것이다.
"처음 셰어하우스를 열면서는, 청년들에게 합리적인 가격과 생활 서비스를 갖춘 안정적인 주거 공간을 제공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함께 사는 이들과 교류하고 소통하면서 같이 배우고 서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하게 되었다."
목욕탕+@, 동네 친구 만날 수 있는 동네 만들기
강씨는 일부러 동네를 중심으로 셰어하우스를 운영하려고 한다. 목욕탕을 중심으로 인근에 있는 집들을 의도적으로 계약한다. 집과 집 사이에 소통도 중요하고, 집이 머물고 있는 지역도 중요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셰어하우스 수리나 보수, 기본 설비는 모두 지역에 있는 센터들을 이용한다.
동네 철물점 사장님, 시설 보수 업체 사장님 등은 셰어하우스 '동네친구' 파트너나 다름없다. 언제든 일이 있을 때마다 집수리나 보수 관련된 일을 도맡아 주신다. 앞으로는 광진구에 '동네친구' 커뮤니티 공간도 따로 마련할 계획이다. 같이 모여서 공부하고, 놀고, 일도 하고, 파티나 모임도 할 수 있는 공간들을 하나씩 만들어 나가려는 꿈을 품고 있다.
곳곳에 각양각색의 셰어하우스들이 늘고 있다. '동네친구'만의 특색이 있다면 무엇일지 질문을 던졌다. 강씨는 '목욕탕'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동네 목욕탕을 중심으로 광진구 자양동/화양동 일대에 지역 청년들이 모여서 살면서 주거 공간도 공유하고 커뮤니티도 형성하면서 자연스럽게 이 동네와 친숙해지면 좋겠다고 했다.
목욕탕집 아들은 셰어하우스도 챙기고 목욕탕도 운영하느라 하루하루가 스케줄로 꽉 차 있다. 큼지막한 다이어리는 벌써 각종 메모와 서류들로 빈틈 없이 두툼하다. 인터뷰를 마친 뒤에는 카페 앞에 세워 둔 작은 오토바이를 타고 또 어디론가 부지런히 발길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