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지땀을 흘리며 수확한 콩을 들고 환하게 웃는 서울대 수의학과 학생들. 청춘들의 싱그러운 미소와 함께 작업대에 빛깔 고운 강낭콩이 수북이 쌓여간다.
<무한정보> 김두레
홍혜정 농활 대장을 비롯한 서울대학교 수의학과 학생 15명은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충남 예산군 신암면 오산2리마을회관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신암 일대에서 농활을 벌였다.
2일 오전부터 내리쬐는 따가운 햇볕으로 신암 탄중리 인근 하우스는 뜨거운 아지랑이를 내뿜었다. 4명 남짓한 학생들이 비지땀을 흘리며 호랑이강낭콩 수확에 한창이다. 여느 농민들처럼 밀짚모자와 목장갑, 꽃무늬 일바지로 무장했지만, 이들의 싱그러운 미소와 에너지는 누가 봐도 청춘이다.
"콩 수확이 제일 어려운 것 같아요."
"아니야, 수박 하우스는 허리 나간대."
오늘은 세팀으로 나눠 수박 하우스, 과수원, 콩 하우스로 투입됐다. 이장님이 마을 방송을 하면 그때그때 필요한 농가를 찾아 일손을 도왔다.
"중·고등학생 때는 이렇게 나와 세상 볼 기회가 없었어요. 매일 갇힌 공간 속 책상에 앉아 책만 봤으니까. 대학에 와서 이렇게 농사일도 해보고, 선배들과 소중한 시간을 가지며 친해지고 싶은 마음으로 참여했습니다"라며 윤을정(1학년)씨가 솔직한 이야기를 전한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매실 농사를 하셔서 도와드린 적은 있지만, 사실 농활은 처음이에요. 어르신들이 농번기 때 정말 힘들게 일하셨던 모습을 봐왔는데 농가에 도움을 드리는 것이 의미 있겠다고 생각해 참여했어요"라며 '농촌에서 귀하게 컸다'면서도 '풀을 좀 볼 줄 안다'는 이윤경(4학년)씨 목소리가 카랑카랑하다.
"색이 예쁘고 통통한 것을 골라야 한대요. 이젠 척하면 척 보입니다. 한 고랑을 수확하고 하우스 끝에 서면 솔솔 불어오는 바람이 얼마나 시원한지 몰라요."
하우스 안이라 습하고 덥고 넝쿨 안에 손을 넣어야 해 따갑기도 하지만 '바람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는 이 청춘들 덕에 작업대에는 빛깔 고운 강낭콩이 수북이 쌓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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