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걷는다2, 2014년, 펜, 29.4x84cm
김미경 화가
서촌의 다양한 그림 속 배경에는 청와대가 등장하는데, 서촌 옥상도들은 청와대가 너무 잘 보인다는 이유로 그리지 못할 뻔했던 일화도 있다. 보안상 청와대 근처에 앉아서 그림을 그릴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녀는 국민신문고에 공공장소에 앉아 그림 그릴 권리를 주장하는 민원을 넣으며 부당함을 호소했다. 결국 얼마 뒤에 서울지방경찰청에서 그림을 그려도 좋다는 허가 공문을 받은 후에야 당당하게 그림을 다시 그릴 수 있었다.
"제가 기자 출신이다 보니 뭔가 새로운 것을 보여줘야 한다거나, 특종감을 내놓아야 한다는 습성이 남아 있어요. 영추문 앞 보도블록 앞에서 낚시 의자를 놓고 앉아서 며칠을 그리는데 경찰이 오더라고요. 그때 '이거 특종이구나!' 하는 촉이 왔죠. 경찰이 제지하기 때문에 아무도 거기를 그린 적이 없던 거예요. 새벽에 나와서 그림을 그리다 화가로서 한 의미 있는 활동을 하나 들라면, '여기서 그림 그릴 권리는 찾았구나!' 하는 거였어요."
비록 같은 곳에서 그림을 그린다고 할지라도, 시간이 지난 후에 맞닥트리는 풍경은 생소할 때가 있다. 그녀의 시선뿐만 아니라, 지역의 모습 자체도 계속 변해온 까닭이다.
"변화하는 모습을 그림으로 남기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