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미디어특별위원회 위원장 길환영 전 KBS 사장, 위원 이순임 MBC 공정방송노조위원장, 위원 최대현 전 MBC 아나운서
오마이뉴스 남소연/영화 공범자 화면
박성중 위원장은 미디어특위에 대해 "기울어진 미디어 환경을 바로 잡고자 방송‧신문‧온라인 등 미디어 전반에 걸쳐 모니터링을 진행"하며 "왜곡·편파 보도에 대해서는 언론중재위원회‧방송통신심의위원회‧선거관리위원회 제소는 물론 민‧형사상 고발 및 손해배상 소송도 진행"하는 기구라고 설명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허위조작정보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언론노조가 지적한 것처럼, 한국당 미디어특위 일부 인사는 과거 언행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는 이들이다.
길 전 사장은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당시 KBS 보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다.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이 "세월호는 교통사고" 발언으로 인해 사퇴하면서 길 전 사장의 보도 외압 행태를 폭로한 바 있다. 또한 재직 기간 동안 해경 비판을 금지하라고 요구하는 등 세월호 참사 관련 보도를 통제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그 외에도 ▲ 국가정보원 댓글 관련 리포트 제외 ▲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성추행 사건 톱 리포트 제외 ▲ 박근혜 전 대통령 관련 리포트 전진 배치 등을 주문하며 뉴스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있다. 당시 KBS 양대 노조는 파업에 들어갔고, 이사회는 길 전 사장의 해임을 의결했다. 길 전 사장은 해임처분 취소 소송을 냈지만, 대법원은 2016년 해임이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이후 길 전 사장은 한국당에 입당해 2018년 재보궐선거(충남 천안갑)에 도전했으나 낙선했다. 그는 일신상의 이유를 들어 충남 천안갑 지역위원장직을 사퇴했다가 이번에 미디어특별위원회로 복귀했다.
현직 의원 중에서는 민경욱 의원(인천 연수구갑)이 눈에 띈다. KBS 앵커 출신인 그는 2014년 당시 오전에는 KBS 보도국 문화부장으로서 방송 편집회의에 참석하고 당일 오후 청와대 신임 대변인으로 입성해 논란에 휩싸였다. 대표적인 '폴리널리스트'로 꼽히는 그는, 대변인직을 마친 후 한국당 소속으로 총선에 나서 국회에 입성했다.
이순임 전 MBC 공정방송노조위원장도 논란의 인물이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 2018년 MBC 공채시험에서 "북한의 선군 정치"의 뜻을 묻는 객관식 문제와 "평창동계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에 관한 의견을 묻는 주관식 문제를 두고 '사상 검증'이라며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MBC <스트레이트>에 주진우 전 <시사IN> 기자의 출연을 두고 출연료가 너무 높다며 사측과 각을 세운 인물이기도 하다. 보수 성향 유튜브 TV에도 다수 출연한 바 있다.
그는 특히 '5.18 역사학회' 소속이기도 한데, 이 학회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북한군 침투설을 옹호하는 단체다. 해당 학회는 지난 2월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이 북한군 침투설을 주장하는 지만원씨를 국회에 초청하며 '망언 논란'이 일어난 걸 두고도 "사실에 기초했고, 너무나도 상식적이며, 애국적"이라고 지지했다. 지씨가 관련 재판에서 패소한 뒤에도 "5.18 광수 사진은 북한군"이라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현재 인터넷 언론 <펜앤마이크>의 방송부장을 맡고 있는 최대현 전 MBC 아나운서도 여러 번 구설에 올랐다. 최 전 아나운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태극기 집회에도 참석했다. '일베 스님'으로 불리는 정한영씨가 "빨갱이는 죽여도 돼"라는 피켓을 들고 있는 가운데 김세의 전 MBC 기자와 나란히 기념사진을 찍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최 전 아나운서는 MBC 재직 시절, 계약직 아나운서들이 보수 정권 10년 동안의 언론 참사에 대해 다룬 영화 <공범자들>을 관람하려고 하자 "해사 행위"라며 방해‧협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한 사실이 드러나며 취업규칙 위반으로 MBC에서 해고됐다. 해당 블랙리스트는 직원들의 정치·사회적 성향을 분류한 표로, 실제 인사에도 반영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호정 전 서울시의원도 논란의 인물이다. 최 전 시의원은 2013년 서울시의회 정례회 시정 질문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서울시가 역대 최초로 유엔공공행정상 4개를 받은 데 대해 질의하는 과정에서 "저는 시장님께 궁금한 것이 없다"라고 박 시장의 대답을 끊거나, "돈독이 많이 올라 있으신가"라고 비웃는 등의 태도를 보여 누리꾼의 질타를 받았다.
그는 이명박 정부 당시 방송통신위원장이었던 최시중씨의 딸이다. 최 전 위원장은 2008년 한미FTA‧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시위가 격화되던 당시 김금수 KBS 이사장을 만나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문과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은 정연주 사장이 물러나지 않고 있어 빚어진 일"이라고 발언했다. 이로 인해 사실상 당시 KBS 사장이었던 정연주 사장의 사퇴를 종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이후 알선 수재 등 혐의로 유죄를 선고 받아 복역하던 최시중씨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
미디어특위의 첫 행보, '엉덩이춤' 보도한 <한겨레> 제소
한국당 미디어특위의 첫 행보는 <한겨레> 등 비판 언론 언론중재위원회 제소다.
지난 6월 26일 '2019 한국당 우먼페스타' 행사에서 일부 여성당원들이 무대 위에서 바지를 내리고 '한국당 승리' 등 구호가 쓰인 속바지를 보인 채 춤을 췄다. 이른바 '엉덩이춤' 논란이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여러 지역 여성당원들의 장기자랑을 모두 관람한 후 "오늘 한 것을 잊지 말고 더 연습해서 정말 멋진 한국당 공연단을 만들어 달라"라고 평했다. 그러나 한국당 미디어특위는 <한겨레>가 황교안 대표가 마치 여성 당원들의 노출 퍼포먼스를 격려한 것 처럼 허위보도했다며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했다.
그러나 <한겨레>뿐만 아니라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 보수신문들도 비슷한 내용으로 보도했으며, 정치권에서도 질타가 쏟아졌다. 실제 당내에서도 장제원 의원 등은 "우리끼리 모여 낯 뜨거운 춤 춘다고 여성친화형 정당이 된다고 생각하나"라며 공개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한겨레> 보도만 제소한 것에 대해 박성중 미디어특위 위원장 측은 "비슷한 보도를 한 기사가 500여 개 정도 있지만, 가장 눈에 띄는 보도였기 때문"이라면서 "현재 스크린 작업 중이며, 추가적으로 고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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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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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북한군 침투' 옹호 인사까지...위험천만한 한국당 미디어특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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